아가

ㅇㄱ

by 지니샘

내일이면 1학기 수업이 모두 종강을 맞이한다. 드디어 왔다 싶었는데 적응할 때쯤 되니 끝났단다. 대학원에 와서 한 학기동안 무엇이 나에게 지나가고 남겨졌는지 가만히 들여다 본다. 학문. 나는 학자 스타일은 아니지만 내가 하는 공부가 재밌다는 것도 알았고 근본이나 근원지를 찾아갈 수 있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다. 철학을 만나고, 나의 현장에 지금의 나를 데려가고, 철학자를 쫓아가고, 책 속의 글에서 내가 아는 것들을 발견하면서 참으로 행복했다. 공부는 하기 싫을 줄 알았는데 하면 할 수록 내가 이걸 좋아한다는게 느껴졌다. 아직 교육이란 무엇인지, 나의 철학은 어떤 것인지, 그래서 내가 알게 된 나의 위치는 어딘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고, 어떤 것들은 입도 뻥긋 할 수 없지만 아니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지기도 했지만 좋았다. 읽을수록 아는 것들이 생겨가고 이를 내 삶에 대입하고 내가 만난 아가들을 떠올릴 수 있음이 좋았다. 입학할 때는 생각하지 못한 한 학기 소감평이다.


조금은 여유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현장을, 유치원을 갈망한다. 아가들이 보고싶다. 쭉쭉 사진을 올려다보다 아가들을 발견하면 너무 보고싶어서 당장 교실로 뛰어가고 싶기에 요새는 잘 보지 않으려고 한다. 교실로 가도 아가들이 없으니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유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날아가기 전에 아가들과 만나 신나게 놀고 싶다. 옴팡지게 놀고 싶다. 이전의 놀이들이 재미없었다 생각하지 않지만 지금은 여러가지를 커버치면서 놀 수 있을 것 같다. 좀 더 든든한 내가 되었다는 것! 아가들이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든든한 갑바가 되어주고, 튼튼한 줄이 되어주고, 맷집 좋은 우산이 되어주고, 아가들만 바라보는 바위가 되어줄 수 있다. 주고 싶다. 이전보다 조금은 더 동등한 시선으로도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에게 나의 머리를 내어주기도 하면서! 이상하게 한 학기가 지난 건 아쉽지만 아가들이 그립고 함께 하고 싶다.


아가들아 조금만 기다려, 내가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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