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그것
”너는 계속 고성에 있을거야?“
”아니! 나는 창원 갈거야“
”왜? 이유가 있어?“
”나 뮤지컬 할거거든! 뮤지컬 하러 창원 갈거야”
“뮤지컬?”
“창원에서 시민들 대상으로 시립뮤지컬단을 만들거든, 나는 그거 하러 거기 가서 살거야“
”오“
“너는 여기 언제 떠나려고?”
“나 뮤지컬 할건데 너무 나이가 들면 못할 수도 있으니까, 내 체력 때문에! 빨리 나가야지”
“뮤지컬?”
“응 내 꿈이야 뮤지컬“
”잘 어울리긴한다“
”춤은 못 추지만 노래 부르는거 좋아!“
”너 노래 잘 불러?“
”아니 근데 하고 싶어“
”아“
입벌구처럼 다른 사람들이 묻는 말에 내가 정착할 거주지를 창원으로 관철시켰다. 꽤나 많은 이들에게 오랜 시간 똑같은 이유로 매번 같은 지역을 말했다. 교사라는 직업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뮤지컬은 하고 싶다. 누가 하라고 한 것도 아니고 내가 지원한다고 하면 뽑아준다고 한 것도 아니고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뮤지컬은 내 삶에 언제일지 모르지만 절대적으로 내가 체크하고마는 선택지였다. 그럼 나는 현재 창원에 갔을까? 뮤지컬이 있는 창원 말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창원에 가지 않았다. 못했다. 하지만
다른 곳이기는 하지만 꿈을 이뤘다. 뮤지컬을 하고 싶다는 입벌구의 꿈 말이다. 창원은 아니지만 창원과 같은 첫 초성을 쓰는 지역에서 뮤지컬을 시작했다. 4월 중순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린 결론이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에는 변함이 없었지만 토요일 저녁이라는 연습 일정이 나를 고민하게 했다. 혹시나 만약 내가 남자친구가 생기면 토요일 저녁을 포기할 수 있을까부터 방학 때는 갈 수 있나, 내가 세운 다른 계획과 겹치지는 않는지 뮤지컬이라는 절대적인 선택지에도 변수들은 존재했다. 현실적인 제약들을 두고 나는 어떻게 했냐고? 포기했다. 뮤지컬을 위해서! 아직은 없지만 생길 남자친구를 위해서는 토요일 저녁을 제외하고 다른 날을 택하기로 하고, 방학 때는 편도 4시간 정도 걸리는 본집과 자취방을 왔다갔다 하며 지내기로 하고, 기나기게 가는 여행은 다음으로 미뤘다. 우선순위 속에 뮤지컬은 당당히 우위를 선점했다. 그럼 어떻게 가입했냐고? 인스타 알고리즘이 꿈 실현을 도왔다. 일등공신이었다. 내가 검색해서 찾을 때는 내가 사는 지역에 아무래도 연극도, 뮤지컬 극단도 없어서 여기서는 못하나 보다 싶었었는데 갑자기! 내가 다른 사람과 하는 대화를 듣고 있던 인스타그램이 청주에 있는 극단을 나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서울, 대전, 세종, 충북 등 청주와 가까운 온갖데 극단을 나에게 보여주는거다. 유레카! 바로 디엠을 보내고 대표님께 연락드리고 연습실을 찾아갔다. 성치않은 나의 주말이 야속하다고 느껴지던 첫 순간이었다. 대표님은 노래를 시키지도 않으시고 목소리를 듣고 알겠다며 극단에 들어옴을 허락하셨다. 지금 들어가는 공연은 이미 1월부터 연습하고 있던 작품이고 나는 5월에서야 들어갔기에 배역은 없고 앙상블로 참여하기로 했다. 두근두근. 꿈만 꾸던 뮤지컬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설레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떨리는 첫 연습. 잘 올라가지 않는 음역대를 올려보는데 어머나! 사람들이 너무 노래를 잘한다. 연습인데도 뮤지컬 한 편 본 느낌이 들었다. 행복하다. 행복해. 내가 하지 않아도 연습에 참여해서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졌다. 마치 내가 뮤지컬을 하고 있는 것처럼.
꿈을 이뤄서 내가 맨날 뮤지컬 노래만 부르고 다른 일을 제쳐두지는 않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고백하자면, 전혀 아니다. 뮤지컬 노래를 듣기는 하지만 계속 노래 연습을 매일같이 하지는 않고 정말로 내가 뮤지컬에 열정이 있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연습실에서만 연습한다. 그래도 뮤지컬에 참여한다는 그 자체가 나를 든든하게 한다. 이러다가 공연 하나 올리고나면 큰 코 다쳤네 하면서 빡세게 연습할 것 같다.
뮤지컬 노래를 듣는다. 카페인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들으면서 가슴이 뛴다. 뮤지컬과 나, 둘만 남은 세상 같다. 이 세상, 진정 나의 인생은 진한 리듬 그 속에 언제나 내가 있다. 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