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후우우웅우우우우우우우하

숨이 차다

by 지니샘

숨이 차게 달려오던 작년이 지치는 것도 모르고 앞만 보고 우적우적 거리던 거북이라면, 지금은 토끼와 거북이 경기 중에 쿨쿨 자며 게으름을 피우던 토끼다. 깡총깡총 하루 하루를 날로 보내고 있다. 쉴 때도 있어야지 하며 숨 고르기 하고 길게 숨을 내 쉬는 현재 상태가 좋기도 했는데 오늘 지금은 좋지 않은게 아니라 싫다. 꼬박꼬박 일을 하고 나에게 목표 있는 루틴을 주고 싶다. 숨차게 달리는 버스에 눕듯이 앉아 휴대폰만 보다가 든 생각이다. 바쁘던 그때가 그립다. 미적거리다가 새벽에 하는거 말고, 이것도 시간이 많다는 여유로운 생각에 빠진 내가 하는 미친 짓이다.


아는 언니 말로 내가 숨 쉬듯 떠났던 제주에서 사장님이 내 타로 소울 카드를 봐주셨다. 황제 카드랑 수레바퀴 카드가 나왔는데 이게 나에게 꼭 맞지만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래도 심장이 이완되는 이 시점에 나에 대해 많은 걸 알아가고 있다. 이제 나, 나 좀 안다! 내가 누구인지 알면서 숨을 내쉴 수 있는 시간이다. 수레바퀴는 즉흥적이고 변화를 계속적으로 이루어야 하는 카드라면 황제 카드는 정해둔 틀 속에서 완벽하게 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카드다. 자유와 통제 사이에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며 모순을 느끼는 나다. 나는 왜 이렇게 모순적일까, 양감정을 느낄까 했는데 소울이 그렇단다. 원래 생긴게 그런가보다. 신기하다. 정말 생긴대로 사는군. 내가 그렇게 생긴 애라는걸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하다. 이 시간을 애타하는 내가 이해된다. 내가 나를 느낀다. 다시 한 번 내가 나임을 아는게 중요하다 느끼는 순간이다. 아직 오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자면, 아 하지말까 바보같은 짓? 그래도 상상할 수 있으니까! 대비할 수 있으니까 말해보자, 돌아가서 바빠지면 내가 나를 까먹고 종종 거릴까봐 그때 내가 어떻게 생각하면 좋을지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사실 돌리고 싶은데 안돌려진다. 지금에 젖어서. 그래서 지금 더 나를 새기고 기록한다. 칠월 이십이일 두시 삼십오분의 내가 코를 어떻게 벌렁이고 얼마나의 숨이 오고 나가는지, 어떤 길로 빠지는지, 갈비뼈가 어디까지나 올라가는지 이 호흡을, 하나의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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