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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ㄴㄹ

by 지니샘

노래1

일보 전진, 일보 멈춤을 반복한다.

나 빼고 모든 이가 자기만의 언어를 내고 있다.

소리는 우리의 속도에 반비례한다.

느려질 수록 커지니까.

나도 그들을 따라 아래를 본다.

개미가 있겠지 싶지만 내 눈에만 쏙 숨어있다.

틈새로 ”여기!“ ”뭔데“ 똑같은 단어가 과장 보태 수억 떠다닌다.

찰나에 뜰 수 있는 여기, 뭔데는 다 나온 것 같다.

함께 커진 내 눈이 손을 쫓는다.

와글와글 사이로 나도 들어가 같이 바글이 된다.

”작은 풍뎅이 친군가?“ 나의 말은 작지만 묻히지 않는다.

“아니에요!!!!!!!!!!!!!!!!” 어마어마한 소리가 코와 귀를 모두 찌른다.

“노린재” “이거 노린재에요!” “선생님 이거 노린재에요!!!” ”노!!린!!재!!“

어우 노린재인거 이제 알겠다. 나 노린재 보고 있는 사람 맞아.

”우와 노린재인거 어떻게 알았어 너희들?“ 정말로 감탄어린 나의 말에

그것도 몰라요 눈이 나에게 떨어진다.

“여기 보세요!!!”

“노래”


아아 노래 아 근데 노래는 반말이야


노래2

집이 나갔다. 아직 팔린 건 아니라 다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 사는 집이 되었다는 반가운 사실에 다시 한 번 우리가 떠나버린 집을 떠올렸다. 이사 올 때는 전신거울이 있어 너무 좋아했었는데 다른 집이랑 비교하면서 점점 엄마의 마음에서 멀어진 신발장. 4인 가구인 우리집 신발장은 매일이 집들이인듯 가득 가득 차있었다. 그래도 집을 들어오면 제일 먼저 반겨주던 공간에 감사하며 중문을 열고 들어간다. 소파 아래에 앉은 아빠, 전기장판 위에 누운 엄마 그들의 티비 소리가 먼저 나를 반기지만 나는 소리를 따라 보지 않는다. “헤헿” 보통 바보 같이 웃는 나를 보며 “칫” 누군가는 이런 소리를 내었다. 그게 웃겨서 나는 또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더 바보 같은 표정을 지어버렸지. 기대하는 것도 없으면서 식탁 위를 살핀다. 2초만에 거둔 눈은 다시 사람을 따라간다. “오늘 내가!“ 나의 하루를 듣는 이들은 거의 없다. 아 있을지도 모르지만, 거의가 눈은 나에게 있지 않다. 귀를 가져오려고 ”내 말 듣고 있어?“ 하면 그제서야 나를 본다. 굴하지 않고 끝까지 내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식탁 옆 내 방에 가방을 놓고 집에 왔음을 실감한다. 따뜻한 집. 우리집. 텅텅 비어 마주했던 우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다 나에게 남은 집을 다시금 그린다.

‘노래’


노래3

다리에 많다. 요즘은 덜하지만 이전에는 더 많았다. 그럴만한 행동들을 내가 하고 다녔지만. 한 두개는 무조건 필수적으로 꼭 있는 멍을 본다. 도대체 왜 생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것만 그런게 아니다. 뭐 어딘가에 부딪혔겠지 한다. 그럼에도 보고 나서 그 부분을 꼭 누르거나 눌러지면 아파서 신음을 낸다. ”아“ 푸를 때가 가장 아프다. 없어짐을 딱히 바라지도 않는데 곧 변화가 생긴다. 어떻게?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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