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면 소화가 좀 되어서 약간은 비워진 느낌이어야 하는데 몸이 무겁다. 소금물을 한 잔 마시고 아침 먹을 준비를 했다. 점심을 먹지 않을 예정이었다. 오전에 먹어두면 오후에는 먹지 않아도 저녁까지 쭈욱 일을 할 수 있다. 마감이 당장 코 앞이라 내키지 않지만 밥을 먹었다. 어머니가 강된장을 끓여두고 가셔서 덕분에 맛나게 먹었다. 애호박 전도 먹고 부른 배를 가지고 의자에 앉았다.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아팠다. 할 일이 눈앞에 버젓이 있어서 놓지도 못하고 말만 했다. 손과 머리와 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건강이 없으면 뭐든 의미가 없잖아!'를 머리에 새기면서도 건강보다 일이 먼저였다.
꾸룩꾸룩 움직인다. 수업을 들으면서도 계속해서 자리를 비웠다. 윗배가 심상치 않다. 건드리면 뭐가 튀어나올 것만 같다. 꼬물거리는 것보다 화장실에 계속 가게 만드는 게 문제다. 오전 내도록 움직이고 또 움직였다. 다리도, 배도.
꼬인다. 쥐어짜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꼬인다는 게 정확하다. 먹는 행위가 더 이상 반갑지 않다. 자극일 뿐이다.
평소에 너무 잘 먹은 탓이다. 바로 전에 초밥도 먹고 새우튀김도 먹고 케이크도 먹었다. 아이스크림까지 먹었지. 괜스레 먹게 된 상황까지도 탓하게 된다. 으이그 또 체력이 떨어지니 내 탓보다 남 탓을 우선한다. 내가 죽겠어서.
일단 잔다. 새벽 세시가 가까워졌 아니 세시일지도 모르지만 내 몸이 푹 쉬기를 바라며 잔다. 내일은 덜 아팠으면 좋겠다며 잔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