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과 교과

다시 읽는 민주주의와 교육

by 지니샘

이제까지 존 듀이의 사상이 정리되지 않던 나에게 명료함을 주었다. 사이다다! 내 머릿속에서 부유하던 생각은 듀이는 경험을 중시하는데 그 경험이 내가 생각하는 경험, 내가 정의내리는 경험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고 이 경험을 경험한다는 것만으로 교육이 아니라는 것이다. 듀이는 경험하기 이전과 경험하는 과정, 그 이후가 연결되어 경험을 하는 주체가 의미를 생성하고 이어질 때 교육이 이루어지며 이러한 교육을 위해서 교사는 경험, 교육, 이 과정 속에서 학습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에 의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다. 듀이의 질문을 나에게 가져와 내 스스로가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지, 나에게서 유아들의 경험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나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어떤 가치를 갖고 나는 교육해야 할지, 배움이란건 무엇인지 질문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명쾌하게 "교육은 ~입니다!" "배움은 말이죠! 나는 아이들의 배움을 위해서 이런 것들을 하는 교사가 될 겁니다!" 하고 명쾌하게 말하기에는 온갖 고민과 상념이 드는 것이다. '난 듀이 책을 보고 듀이의 사상을 배우고 있는데 내가 내린 교육은 이를 적용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마음대로 섞어버린 나의 교육관이나 사상이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등등 고민하고 사유하는 혼돈의 시간만 가중되었다.


얼마 전, 논리적인 글쓰기 특강에서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논리적인 사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논리적 사고력. 무작정 글을 따라 읽는다고 해서 논리적 사고력이 생기지 않는다. 퍼즐 맞추기만 한다고 해서 논리적 사고력이 생기지도 않는다. 내가 이해한 이 논리적 사고에 대한 정의가 11장에 나와있었다. p220 '사고는 우리가 하는 일과 그에 따른 결과 사이에 특정 연계성을 발견하여 그 둘이 연속적이 되도록 하는 의도적 노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목적을 가지고 행동하면서 사고를 통해 결과를 이루는 이 과정이 사람이 사고하며 살아가는 삶이다. 이에 교육은 p232 '학생들에게 무엇이나 배울 것을 주는 게 아니라 무엇인가 할 일을 주며, 이 할 일은 반드시 사고-연계의 의도적 파악-를 요구하는 그런 종류의 일이다. 그렇게만 하면 학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경험이 학습을 이루는 간단한 말의 뜻이 바로 이것이다. 학생들은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사고를 하고 과정을 경험하며 배움이라는 결과를 이룬다. 우리가 하고 있는 유아 놀이 중심 교육과정의 맥락과 같다.


그럼 이렇게 우리는 교육하고 있는 것인가? 유아들은 유치원에서 유아 놀이 중심 교육과정을 통해 사고를 하고 있을까? 유치원 현장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다같이 모여서 앉는 것도 연습하고 해봐야 할 수 있는 거지' 하며 교사가 불러 모아 앉은 유아들이 손유희를 시작하고 교사의 구호 속에 집중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바르게 앉으세요' 자꾸만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지만 유아들에게는 '언제 놀지?'가 떠다니는 듯하다. 모임 속에서 우리는 사고 하고 있을까? 교사는? 유아는? 만약 안타깝게도 교사나 유아에게 모두 사고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못하고 교사에게는 동일한 것을 재현하며 알려주는 시간, 유아에게는 교과와 같은 교육을 주입 당하는 시간이라면? 그렇다면 이처럼 이야기 나누는 과정을 어떻게 경험하면 좋을까? 유아에게 어떤 구체적인 경험의 상황으로 연결지으면 좋을까. 책에 나오는 것과 같이 유아의 질문 속에서 시작해 이야기 나누며 유아의 구체적인 경험의 상황을 이끌며 직접 사고할 수 있는 상황이나 문제를 일으켜 주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덕분에 교실에서 교사는 유아들의 대화 소리나 행동에 단순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경험과 상황을 관찰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며 머리와 몸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질문들을 세워보고자 한다. 그리고 이 질문들을 써놓고 꼭 현장에서 활용해 볼 것이다.


놀이 중심 교육과정이 들어오면서 비구조적 놀이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문제는 비구조적 놀이감이라는 도구에 관심을 두고 놀이 활용법, 놀이 방법을 교사가 학습하여 유아들에게 놀이방법을 전수해주는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컵, 신문지, 박스 등이 활용되는데 이러한 도구를 그저 비구조적이라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유아의 일상생활과 상황에 연결지을 수 있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서로가 공유하며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놀이가, 시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p236~237 책을 읽어서든지, 남의 이야기를 들어서든지, 자료를 얻기 위해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제시된 자료를 문제에 맞게 적용하고 응용하는 것을 학생이 직접 해야 하는데도, 책이건 교사건 다른 사람이 미리 만들어 놓은 해결책을 그대로 알려 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시대는 점점 자동화 되어지고 첨단화 되어지는데 우리의 사고는 이에 의존하여 굳어가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간이 인간일 수 있다는 건 나를 알고 사고를 하고 나의 것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그렇다고 인간이 최고라거나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다) 꼭 필요한 것은 사고이다. 사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현명하게 사용하고 활용하며 '나' 를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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