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쓰도록 노력하자!
막 사회활동을 하기 시작했을 때, 매달 일정한 월급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되자(내가 그 회사를 그만두지 않는 이상) 돈을 쓰는 것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거의 30년 동안 소액의 용돈을 엄마한테 받아서 생활하다가 갑자기 몇백의 큰돈이 내 통장에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내가 마치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내가 힘들게 사회생활, 직장 생활하는 것을 생각하면, 이 정도 돈 쓰는 것은 일도 아니라며 소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소비하는 액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학생 때 부모님한테 용돈 받아 쓰던 시절을 생각하면, 매일 스타벅스 커피를 사 먹거나 몇 십만 원짜리 옷을 사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것 같다. 말일에 용돈이 거의 바닥날 때면, 엄마한테 때를 써서 돈을 더 달라고 하거나 남은 돈에서 최대한 아껴 생활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런데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돈을 우습게 알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신용으로 마이너스 대출을 받고,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매달 쪼들리면서 살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내 통장 잔고에 현금이 없어도 카드로 결제하면 그만이고, 마이너스 대출금을 사용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소비에 무감각하게 생활한 지 어연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만큼 나의 소비금액은 학생 때와 비교하면 10배나 커져버린 것이다.
내가 이렇게 무감각하게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는 것은 미래의 나에게 짐을 얹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무감각하게 소비한 돈은 언젠가 내가 갚아야 하는 돈이다. 필연적으로 나에게 고지서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미래의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이 들고, 체력이 떨어져서, 열심히 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나이 든 미래의 나에게 나는 무거운 짐을 더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뼈저린 현실을 우리는 외면하고 사는 것 같다. 어느새 신용카드나 신용대출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단정하며, 그런 생활에 젖어들고 있는 것이다. 곧 내 눈앞에 닥칠 현실이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그 눈을 당장의 편리함, 화려함으로 가리고 있는 것이다.
막 사회생활을 하기 시작한 나와 비교할 때 지금의 나는 그래도 조금 각성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학생 때 용돈 30만 원으로 근근이 살아갔던 때를 생각하면, 그때도 나름 여가생활, 소비생활을 충분히 누리고 다녔던 것 같다. 생각만큼 궁핍하지도 생활하기 어렵지도 않았다(물론 그때의 30만 원과 지금의 30만 원은 가치가 다르겠지만). 친구들도 만나고, 옷도 사고, 학용품도 사면서 여유롭게 생활을 했던 것 같다. 그러니 지금도 그에 준하는 금액만큼을 생활비로 책정하여 소비하고자 노력한다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물건을 사기 전에,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반드시 필요한 소비인가 하고 말이다.
소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한 곳에 소비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지금보다 더 나이 들고 힘이 없을 미래의 나에게 짐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