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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소비, 성공에 대한 집착

타인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하여

by 김정은 변호사

나는 누구보다도 명품, 소비, 성공적이고 화려한 삶을 동경한다. 때때로 명품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아이쇼핑을 하기도 하고 주말이면 백화점 명품 코너에 가서 둘러보고 오기도 한다. 누구보다도 명품을 좋아하고 구매하고 싶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쉽게 구매는 하지 못한다.


개업을 하고 나서 더욱 명품 소비를 주저하게 된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모든 소비에 있어서 신중해진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어쨌든 일정 금액이 월급으로 나오는 것은 정해져 있고, 나는 하늘이 두쪽이 나도 회사에 출근할 것이 분명하기에 소비생활에 대해 관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개업을 한 이후로 수입이 일정하기 어렵고, 일을 할지 말지는 나의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물건을 구입하기에 앞서 그 물건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사실 돈은 내 시간과 맞바꾸는 것과 다름없다. 노동수익을 얻기 위해서 나의 시간과 노동력을 투여해야 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나의 자유시간, 가족들과 보낼 여가 시간은 그만큼 사라지는 것이다. 그래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이후로 그리고 나이가 더 들어감에 따라 소비 앞에 신중해지는 것 같다.


한편 내가 명품을 왜 그토록 사고 싶은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결국 타인이 나를 부러워하는 시선때문이 아닌가 싶다. 혹은 명품 가방이 없으면, 타인이 나를 무시할 것 같은 심리도 있는 것 같다. 타인과 같은 부류라는 것을 인증하기 위해서이거나 타인과 다른 사람이라는 '구별 짓기'를 하기 위해 명품을 갖고 싶은 것 같다.


명품 구매 욕구는 내가 조직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조금은 사그라든 것도 같다. 그 명품 가방을 들고 갈 곳이 딱히 없으니 그런 것도 같다. 한 마디로 내가 명품 가방을 갖고 있다고 뽐낼 사람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명품, 화려함, 성공 이런 것들은 내가 소지하고 있는 것 자체로 나에게 행복을 주기보다는 이를 부러워하는 타인이 존재해야 비로소 가치가 생기는 것 같다. 아무도 나를 시기, 질투하지 않는다면, 위와 같은 것들은 나에게 크게 쓸모 있는 물건, 일들은 아닌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명품 가방을 갖고 싶다고 지속적으로 갈망하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이를 구매하지는 않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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