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놈될
만사가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소송, 각종 분쟁 업무를 대리하면서 한 가지 느끼는 것은 "해결될 일은 어쨌든 해결된다"는 사실입니다. 소송 중 주요 의사결정은 당사자가 합니다. 변호사는 의사 결정을 대신해준다기보다는 법률 지원을 하는 것이지요. 사건 진행의 흐름, 법원에 제출하는 각종 서면들, 변론 방향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사건 의뢰인으로부터 확인을 받고 진행하곤 합니다.
그래서 당사자가 그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사건이 진행될 것이고, 그런 생각이 별로 없고, 사법부의 판단을 통해 자신의 억울한 심정이 해소되기를 바란다면 사건이 그렇게 흘러갈 것입니다. 이에 당사자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사건의 향방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평소 사건 당사자가 덕을 많이 쌓았다면 생각보다 일이 잘 풀릴 수도 있고, 아니면 덕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조금은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사건에 임한다면 생각보다 일이 잘 해결될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뜻밖에 해결이 잘 되는 사건도 있는 반면에 이상하게 일이 꼬이고 쉽지 않게 이어지는 사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변호사는 어쨌든 사건의 대리인으로서 서로가 만족스러운 그리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해결이 됐으면 하는 희망을 품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변호사의 욕심인 것이고, 결국 사건의 당사자가 어떤 마음가짐인가에 따라 사건 해결의 방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도 듭니다. "될놈될이다."하고 말입니다. 잘 해결될 사건은 어찌됐든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