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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어려운 일

그 어떤 인관관계보다 어려운 가족관계

by 김정은 변호사

부모님이 내 말을 안 듣고 내 속을 썩인다고 생각이 들 때쯤, 내가 좋아하는 법률스님 말씀이 나오는 유튜브 쇼츠를 봤습니다. 법률스님이 말씀하시기를 부모님이 내 말을 안 듣는다고 싸우는 것이 오히려 불효를 범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노인은 자연스레 고집, 아집이 생기기 마련이므로 자식은 노인의 성정에 맞춰주는 것이 순리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노인의 생각이 틀렸다고 싸우는 것은 오히려 노인에게 불효를 범하는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나이 든 노부모와 의견이 대립할 일이라면, 주로 건강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식 입장에서는 정기검진을 가셨으면 좋겠고, 적기에 병원 치료를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운동도 다니고 취미활동도 하면서 누구보다도 즐거운 노년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부모님이 은퇴하신다고 하셨을 무렵, 부모님의 경제생활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내가 열심히 벌어서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테니 건강하고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시기만 해도 바랄 것이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을 하시거나 이렇다 저렇다 본인의 생각에 대한 설명조차 조금도 하지 않은 채 고집만 피우시는 걸 보면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게 답답한 마음에 짜증이 나다가도 다른 한편으로 아직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답답한 노인이지만 어쨌든 내 곁에 계시고, 내가 효도할 수도 있는 기회를 주신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호의를 베푼다 한들 상대방이 고마움을 느낄까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어야 상대방이 나의 행동에 감사한 마음을 느끼겠죠.


가끔은 가족도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타인처럼 대하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가족이 원하지 않는 일방적인 보살핌보다는 그가 원하는 방식의 지원을 해주는 것이 그를 행복하게 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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