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앞에 서면 모든 것이 소중해 보인다.
여러 자기 계발서를 읽다 보면, 그 책에 작은 것에 감사해야 하고, 작은 것들을 소중하게 여겨야 복이 온다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그 글을 읽은 후에는 그렇게 해야지... 하고 다짐하며 가끔씩 실천해 보려고 노력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앞에 함께 서 있어 보니, 앞선 행동들을 마음에서 우러나와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삶이 소중하게 느껴지고, 소소한 일상들이 그렇게 감사할 수가 없게 됩니다.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혹은 깊은 병세를 옆에서 지켜보다 보면 마치 나도 그러한 순간에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 삶에도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이 온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 삶을 되돌아보고, 현생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책을 읽고 깨달으려 해도 실제 경험하지 않고는 알 수가 없나 봅니다.
마치 영원히 힘 있게 살 것처럼 욕심부리며 살다가 요 근래 사랑하는 이들과의 이별을 하고 나니 그 욕심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집니다. 결국 가만히 앉아 생각하다 보면, 나를 행복하게 하는 요소들은 가족들과 함께 했던 순간들입니다.
어디서 인가 그런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인간의 행복한 감정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온다고 말입니다. 혼자 밥을 먹고, 여행하는 것이 그다지 즐겁기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는 타인이 행복해하는 표정을 보고, 더욱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행을 해서 행복한 것 같지만 사실은 함께 여행하는 파트너의 행복한 감정이 전해져서 더욱 행복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좋은 물건도 남과 행복한 감정을 나눌 때만큼 나를 기쁘게 하지는 못하나 봅니다.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그 물건을 소유하기 위해 소중한 시간을 쓰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 써야 겠다고 오늘도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