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앞에 초연할 수 있을까?
요 근래 가족이 아파하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사실 내 입장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보내는 일이지만 당사자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세계에 직면한 것 같은 두려움이 들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찾아올 지도 모르는 고통 앞에 두려움이 클 것이다.
김의신 박사님의 유튜브 동영상에는 암환자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온다. 죽음 앞에서 초연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두려워서 소리 지르거나 잠을 깊게 못 자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특히나 삶에 미련이 있거나 삶을 충실하게 살지 못했다고 생각이 들거나 재산을 불리는 것에만 시간을 소비한 자들이 특히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한다.
나도 가족이 실제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는 죽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은 유한하다고 이론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솔직히 그 말이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내 가족이 병든 모습을 보면서 내 삶도 돌이켜 본다.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이가? 내가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을 때, 초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매일 미련 없이, 충실하게 하루를 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나는 누구보다도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남의 시선, 평가에 민감하며, 돈, 명예와 같은 허상을 따르며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내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내 가족은 물론이고 나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던 것 같다. 지금의 평화가 감사한 줄을 모르고 보낸 세월이 많았던 것 같다.
가족이란 행복, 기쁨도 함께 슬픔, 고통도 함께 하는 존재인 것 같다. 가족의 아픔을 계기로 나는 같은 감정 속에 있어 주고,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도하며, 잠에 들기도 한다. 삶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신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지 않을까? 하고 간절하게 기도해 본다.
아파트에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나도 모르게 심장이 뛴다. 혹시 내 가족에게 위급한 상황이 닥친 걸까? 하고 말이다. 당사자는 아니지만 가족인 나도 매일 죽음이 다가온 것일지도 모르는 불안감에 긴장된 상태가 유지되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떨리고 두려울까?
정말 죽음 앞에 초연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의구심이 든다. 그렇게 나는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을 갖고 매일을 산다. 한편 어쩌면 지금의 나도 행복한 상태일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