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세상의 씨앗
인간관계는 결국 뭔가를 주고받는 행위이다. 내가 준만큼 그리고 내가 그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돌려받으면 아무런 갈등이 없겠지만 항상 그런 등가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고 아니면 내면의 갈등을 겪게 된다.
인간관계는 비단 사회생활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다. 가족 간에도 일어난다. 가족 사이에서도 누군가는 희생을 하고 희생한 대가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이는 형제지간은 당연하고 부모 자식 간에도 그러하다. 이런 작은 다툼이 서운한 감정으로 번져서 연락을 끊는 상황까지 초래한다.
나이가 들수록 아집은 커진다. 자아도 강해진다. 노인의 고집은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온 가족이 나이 든 90세 노모를 둘러싸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은 정말 힘들다. 아직까지도 다 같이 촌을 이루며 사는 가족들을 보면 한편으로 존경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가족 간의 갈등은 풀기 어렵다. 아마도 누군가는 대가 없는 희생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반면, 상대방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갈등의 골이 깊은 것 같다.
내가 만일 누군가에게 갈등을 초래했다면 이는 거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감정은 씨앗이 되어 세상에 뿌려진다. 그 씨앗은 점점 커져 나무가 되고 꽃이 된다. 꽃에 있는 분말은 바람을 타고 다시 나에게 와서 비수로 꽂힌다.
그렇다. 내가 만든 갈등의 씨앗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내가 만든 불화는 돌고 돌아 나에게 온다. 어떤 방식으로 어떤 사람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 올진 아무도 모르지만 결국은 나에게 온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불행의 씨앗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분노의 감정에 휩싸인 채 살아간다. 심지어 나의 그런 감정에 정당성 마저 부여한다. 그리고 이율배반적이게도 나의 실수가 누군가에 불편을 초래했을 때 이를 덮어줬으면 한다.
그러나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무심코 던진 화는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상황이 단절될 수도 내가 임의로 단절시킬 수도 없다. 이 사실을 알고 우리는 행동을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