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는 현실을 견디는 가장 적극적인 전략이다

입학식에 불참한 엄마가 배운 감사의 가치

by 하랑팀장

3일 연휴가 끝난 직후였다. 멀리 이란에서 전쟁이 본격화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세계는 다시 충격과 애도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특히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여자학교가 공습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이란 당국이 160명 이상 사망을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정확한 피해 규모와 경위는 추가 검증과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학교’와 ‘아이들’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등장하는 뉴스는 그것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무너뜨린다.


민간인 피해 가능성이 제기되자 유엔 인권 기구는 해당 공격 보도를 “끔찍하다”고 표현하며, 신속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미국 측은 학교를 의도적으로 표적 삼지 않는다는 취지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고, 국제 사회는 인도주의적 기준의 준수와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쟁은 늘 ‘누가 옳은가’라는 명분으로 시작되지만, 끝내 우리를 붙들어 매는 건 ‘누가 먼저 다쳤는가’라는 비극적인 장면이다. 유리그릇처럼 맑고 얇은 평화가 어느 날 한 번의 폭음으로 산산이 부서진다.


그런 뉴스를 보고 있자니, 오늘 아침에 내가 누린 안전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졌다. 우리는 건강할 때, 매일 수십 가지 걱정 속에서 산다. 조직의 성과, 타인의 시선, 노후에 대한 불안. 리스트는 끝이 없다. 그런데 건강이 흔들리는 순간, 그 수십 가지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단 하나만 남는다. ‘건강.’ 전쟁도 마찬가지다. 생존의 갈림길 앞에서 인간이 붙들 수 있는 걱정은 결국 하나, ‘살아남는 일’뿐이다. 전쟁이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가르치는 건, 안전한 일상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모든 욕망의 바닥에 깔린 거대한 전제라는 사실이다.


오늘은 아이들의 고등학교와 중학교 입학식이 같은 날 열렸다. 부모로서 당연히 그 자리에 서고 싶었다. 아이가 교문을 넘는 그 순간을 눈으로 축복하는 일은 한 번뿐이니까. 하지만 조직의 팀장으로서 피할 수 없는 임원 보고 일정이 겹치며, 나는 결국 학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처음에는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후회는 내 쪽으로만 흐르고, 죄책감은 또 다른 업무처럼 쌓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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