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거다
거의 매주, 한 편의 글을 발행하다가 지난달 9월 9일 이후로 글쓰기가 멈춰졌다. 퇴사하겠다는 직원과 면담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꽤 힘들었다. 팀원들의 ‘성과평가와 승진, 퇴사자 설득’은 팀장의 3대 고난이도 업무이다. 매일 아침 러닝을 하는 친구는 성실함의 대명사다. 그 못지않게 1년 반 동안 매주 글을 발행해 온 나 역시도 성실한 거였는데 그때는 그게 대단한 거였는지 몰랐다. 퇴사 예정자 두 명과 상담을 하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글쓰기가 자연스레 미뤄졌다.
오늘은 월급날이다. 통장으로 들어왔다가 카드 대금으로 바로 빠져나가기에 월급날이라고 해서 딱히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의미를 두고 싶다. 최근 몇 달 동안 직원들과의 상담에 마음 쓰임이 상당했고 많은 업무처리로 지친 나에게 선물을 해 주고 싶다.
숫자 3과 관련된 사자성어 중에 ‘익자삼우(益者三友)’가 있는데 좋은 친구로 정직한 사람, 친구의 도리를 잘 지키는 사람, 지식이 있는 사람을 꼽는다. 사람마다 우선순위로 두는 것이 다르겠지만, 나는 매사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배려심이 있는 친구를 으뜸으로 꼽는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은 ’감탄‘과 ‘감사’를 잘하는데 그런 특징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나 역시 긍정성에 물들어 가는 것 같아 좋다.
‘ 한 달 동안 팀장으로서 역할 하느라 수고 했어. 대추가 저절로 붉어질 리 없잖아. 마음고생을 해서 그런지 맷집도 더 생겼어. 네 그릇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게 나는 보인단다.
학원에서는 돈을 내고 배우지만, 회사에서는 월급을 받으며 일을 배우잖아. 게다가 배우고 익힌 것은 어디로 날아가지도 않고 온전히 너에게 차곡차곡 복리처럼 쌓이잖아. 너는 오늘도 성장하고 있어. 멋지다.'
월급날 나에게 주는 선물은 금융치료가 아니고, 감사와 응원이다.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과 자각(awareness)이 나를 행복한 사람으로 만든다. 행복은 거창하지 않다.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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