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콘텐츠 스타트업 창업이야기
언제쯤이었나.. 저는 캐릭터 콘텐츠 기업을 창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디자이너 직장 생활을 거쳐, 프리랜서 겸업을 했었고, 그러다 팀을 꾸리고 싶은 욕심이 생긴 것이죠.
저는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는 스타일이었기에.. 선언을 합니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고 2017년, 아기가 9개월 되던 때. 창업을 하였습니다.
왜 어머니 세대땐 종종 그랬잖아요. 창업하면 큰일 난다. 망한다.
마치 주식투자 하면 모두 거지(?)되는 것처럼요..(하하)
그런데 고지식하고, 엄청 알뜰하고, 안전주의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저희 어머니가
"너는 하면 잘할 거야! 해봐!" 하고 말하는데 너무 놀라운 거예요?
가족들이 반대할 거라 생각했었는지.. 저는 이것저것 '방어 태세'의 단어와, 해야 할 이유를 계속 생각했었거든요.
신랑도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사무실도 같이 보러 다니고, 주변에 아무도 하지 말란 사람이 없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하지 말래도 할 것 같았나 봐요...ㅎㅎ)
아기 9개월에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당장 쓸 수 있는 손에 쥔 300만 원이 있었고요. 공모를 통해 재원을 마련할 생각이었어요. 마침.. 아기가 돌이 되기 전, 예비창업자의 신분(?)으로 작은 공모에 선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창업에 발 디딘 것이죠.
(좌) 2017년 12월 창업을 시작하다. (우) 처음 만든 캐릭터.
디자이너 생활까지 포함하면 1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콘텐츠 덕후로 살았어요.
창업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되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어요.
하지만 확실한 건 창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경험할 수 없는 세상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창업을 한 이후로 만나는 사람도, 세상을 보는 시각도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 사이에 아들은 7살이 되어 때론 저보다 콘텐츠에 대해 더 심도 있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요.
아이가 커가면서 회사도 커가는 기분은 신생아 창업(?)을 경험했기에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감정'이구나 라는 생각도 듭니다.
캐릭터 사업은 레드오션이라고, 계란에 바위 치기 하지 말란 말도 종종 들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캐릭터 IP 비즈니스야 말로 계속 변화해야 하는 스타트업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잘하는걸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이어져 왔습니다.
길에서도 흔히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캐릭터 / 현재 업무 공간
사업을 해보니 프리랜서와 대표자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참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저는 실무자로 일해왔던 시간들이 익숙했으니까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은 재미있지만, 막상 경영을 하려니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실무자, 그러니까 프리랜서로 남고 싶은 건지? 아님 문제를 해결하고, 나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과 일하고 싶은 건지? 말이죠.
물론 프리랜서로 남는 것이 나쁜 선택지는 아닙니다. 누군가에겐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겐 좋지 못한 선택이 될 수 있죠. 저는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3년 정도 되었을 때 내가 하고자 하는 길은 프리랜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프리랜서로 살았더라면 개인사업자를 유지했을 것이고, 내가 실무적으로 움직여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선택했을 겁니다. 그것도 저에게는 좋은 선택지였습니다.
만드는 것도 좋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좋았으니까요.
그리고 노력한 만큼 벌 수 있다는 것도 정말로 매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자의 길, 법인회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건 역시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2020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우리는 주식회사가 됐습니다. 법인회사를 꾸리고 난 후의 변화는 다음번에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앞으로 저와 함께 콘텐츠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함께 나누실래요?
더 큰 세상으로, 더 큰 꿈을 꾸며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