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캐릭터를 만드는 이야기
지난 주말, 온라인 모임(?)을 열었다.
올해 오프라인으로 예비 현직 실무자를 만나는 행사(뮤즈데이)를 열었는데,
평일이라 못 가서 아쉽다는 DM이 제법 왔다.
그래서 온라인+주말 저녁 시간 때 깜짝 이벤트처럼 온라인으로 한번 해봐야지 생각했었고
급 질러본 온라인 클래스 '로컬 캐릭터 키우기'이다.
오픈 3일 전에 인스타그램 성호랑(@sung.horang) 채널에 모집 내용을 올렸다. 짧은 시간이라 20명만 와도 성공이다 했는데... 열정 넘치는 40명이 구글 밋에 접속했다. (감사합니다!!)
같은 분야를 관심 있어하는 사람들과 2시간을 랩 하듯 떠든다는 게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도파민 충전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많은 분들이 '로컬 캐릭터'라는 분야가 생소하고, 또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어렵다는 사전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몇 가지 인사이트를 브런치에 나눠보려고 한다.
나는 창업 초기에 로컬 캐릭터로 돈 벌고 싶었다. 당시 나의 정의는 지역의 설화나 이야기, 혹은 역사 인물과 같이 지역에서 콘셉트를 찾은 캐릭터였다. 지역 소재를 발굴하고 재해석해서 캐릭터,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너무 재미있었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여겼다.
현재의 관점에서 로컬 캐릭터 정의에 대해 묻는다면...
기본 개념은 같고 더해진 2개의 관점이 있다.
처음 로컬 캐릭터를 만들 때에는 지역 자원(소재)을 창의적으로 재 해석 하는 것과 기존과 다른 것을 만들어 내는 일에 꽂혀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지역 소재라 함은 오리지널리티가 무엇보다 중요했고, 지역에서 자신의 것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만큼의 로컬 내 인지도, 활용도 및 확산에 대한 전략이 필요했다.
또 역사인물은 독특한 컨셉을 입혀 변형 시 원래의 가치가 사라졌다는 생각을 할 수 있어 기획 단계에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
지역 자원을 발굴하여 ‘무엇을 만들까? 이걸로 뭐 하지’ 만 을 고민했던 것은 '생산자'의 관점이 컸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 놓고 로컬에서 수요가 없거나 또 소비자가 직관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했다.
수많은 캐릭터 콘텐츠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실제 지역 내에서의 이해관계, 콘텐츠에 대한 인식과 생각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관점의 변화가 생겼다. 하지만 이게 또 로컬 캐릭터의 재미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콘텐츠나 제품을 만드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지역에 새로운 부가가치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작업해 보면 재미있는 소재가 차고 넘친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포인트는 1) 어디에 팔 것인지 2) 그 대상이 돈을 쓸 만큼 이 캐릭터와 콘텐츠를 원하는지? 를 조사하고 알아내는데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드는 일만큼..)
머리론 알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마주하는 일은 창작자로 그다지 반가운 일은 아닐 수 있다.
누군가 내가 만든 캐릭터나 콘텐츠에 대해 뜬금없는 의견을 내놓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피드백을 원하는 크리에이터는 없을 테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내 캐릭터를 소비하는 대상의 불편함을 알지 못한다면 연속적인 콘텐츠를 만들긴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나 지역과 협업하여 성과를 내는지, 지역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로컬크리에이터는 협업하여 일을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소재의 캐릭터가 단지 지역에만 머무를 필요는 없다. 지역이라는 작은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다면 더 큰 무대로 나갈 발판이 생긴 것이다.
역으로 지역 밖에서 만들고 소재가 있는 해당 지역에서 비즈니스를 할 수도 있다.(나는 이 경우가 더 많다.)
이처럼 캐릭터 사업의 확장과 성장은 무궁무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