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 캐릭터를 만들면서 알게 된 장단점
관공서, 지자체와 함께 오래 일하다 보니 공공 캐릭터 시장의 장점과 단점을 몸소 경험하고 있다.
민간 캐릭터 시장과 동일한 관점으로 바라보아선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대중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은 공공기관 지역 캐릭터 개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우리 회사는 주식회사다. 즉 영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민간 기업이다. 그런데 공익성을 띄고 있는 캐릭터인 것이 장점이라 할 수 있을까?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나는 장점으로 본다. 그 이유는 비용 부분에서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다.
신규 캐릭터를 개발하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만큼 돈이 많이 드는 일이 없다. 기본적으로 사업화라는 말은 사람을 모아야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공공기관 캐릭터는 공익 목적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해당 지역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비교적 수월하다. 우리 지역의 캐릭터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도 용이한 부분이 있다.
신규 캐릭터의 경우 막대한 돈을 투입해서 광고를 돌려도 당장 수익을 내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공공 캐릭터는 신뢰도를 바탕으로 공익적인 마케팅을 이어갈 수 있다. 공공 채널에 올린다고 사용료를 내는 것도 아니다. 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자발적인 홍보를 해주는 (일명 바이럴)속도 역시 빠르다. 모든 캐릭터가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눈도장을 얻으면 타깃 지역 내에서는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간다. 공익성, 지역 옷을 입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공공 캐릭터라면 아트뮤 캐릭터라는 포장지를 달고 다닌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아는 것도 아니고 우리 회사를 당연히 알리가 없다.
하지만 캐릭터를 인지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대면 미팅 시에도 마치 원래 알았던 사람처럼 내적 친밀감이 형성돼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생활 반경 속 계속 노출되어 있던 캐릭터라서 '어디선가 본 것 같다'라는 느낌만 들어도 도움이 된다.
결론적으로는 아트뮤는 몰라도 아트뮤 캐릭터는 안다. 알기 시작하면 그 이후부터는 더 잘 보인다. 거기다 함께 일하면서 캐릭터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지자체와 기업의 공동의 목표는 무엇일까? '인기를 얻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인기를 얻음으로 인해 돈을 벌 수 있고, 공공기관 지자체는 경제적인 효과를 얻는 것이다.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갑과 을의 관계임에 동시에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관계이기도 하다.
아트뮤에서 개발한 천안시 사례를 들어보면 천안프렌즈는 개발 이후 조례 제정을 통해 IP를 민간에 개방했다. 캐릭터를 활용하여 지역 제조기업의 상품이 출시되기도 하고, 거리에 조형물도 세워지고, 조명도 만들고.. 수 없이 많은 작업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뿐만 아니라 천안문화도시 탐험대 콜라보 개발도 그렇다.
우리가 이 작업을 내부 업무로 진행했다면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지역 확산을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사용을 오픈해 버리면 사용료(라이선스)를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
100% 오픈의 경우는 그렇다. (물론 예외도 있다.) 하지만 천안시 캐릭터의 경우 민간에 개방하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더 많다고 생각했다. ESG 관점에서 그렇기도 하지만 캐릭터 사업의 비즈니스 모델 중 라이선스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공 캐릭터의 영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일 뿐이다.
어떤 목표를 이룰 것이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라이선스를 받는 모델의 캐릭터가 있고 사용료보다 다른 가치와 다른 수익 구조를 갖은 캐릭터가 존재하는 것이다.
인기를 얻어 지역은 경제적인 효과, 회사는 매출과 인지도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동네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것, 그런 것들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공공기관 지자체 캐릭터는 우리 회사의 목표와 방향에 부합하는 모델 중 하나다.
사회생활을 오래 해보신 분들이라면 알 것이다. 누구와 함께 일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것을...
캐릭터 콘텐츠도 그렇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캐릭터 개발 시 너무 많은 '뇌피셜 의견'이 오가는 경우 결과물이 잘 나오기가 어렵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캐릭터 개발의 특성상 '비주얼적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작업하는 것이다 보니 개인의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 자신이 아는 선에서 이런저런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의견을 마음대로 빼고 넣고 할 수 없는 조직문화이다 보니, 다양한 상급자들의 의견을 어떤 것도 버릴 수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의견이 마구 섞어져서 만든 캐릭터가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캐릭터 개발은 전문가에게, 공공 영역의 행정은 전문가가 맡아야 한다. 서로를 서포트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마련이다. 심플 이즈 베스트다.
수 없이 많은 공공기관 지자체 캐릭터들이 없어지고 태어났다. 새로 만드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공기관 문화는 무언가 새롭게 바꾸고자 하는 의지는 있으나 실행까지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예외는 있다.)
다소 보수적인 문화인 이곳에서 새롭게 만든다는 것은 나름 혁신을 단행한 거다. 캐릭터를 새로 만드는 것이 좋은 선택지일 때도 있다.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는 조건 아래) 신규 캐릭터를 최소 3년 이상 운영해보지 않고 1년~2년 만에 바꾸는 경우가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정치적인 이유일 수도, 혹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잘 만들어진 캐릭터는 버릴 필요 없이 일정 기간 주기로 리뉴얼을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캐릭터의 트렌드가 계속 바뀌기도 하고 사용해 보면서 생긴 자잘한 문제들 (디테일이 복잡하다거나..)이 분명히 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여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리뉴얼이다. 지속적인 심폐소생술을 통해 캐릭터의 생명력을 높이며 고도화하는 방향도 있다.
공공기관은 인사이동이 잦다 보니 담당자가 다른 부서로 가면서 사업이 증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그동안 쌓아온 캐릭터의 이미지와 브랜딩이 하루아침에 바뀐다면? 몰입감을 떨어트릴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디자인 적인 요소, 형태적인 부분, 콘텐츠에 들어가는 워딩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 많다. 사람들이 아무 생각 없이 붙여 넣기 한 캐릭터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 중심이 아닌 업무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매뉴얼을 잘 만들어놔야 한다. 자주 들여다보며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진행 사항에 대해 이력 정리를 잘해놓으면 된다.
감사하게도 아트뮤와 함께 하는 공공기관 담당자들과 파일, 이력 관리를 잘해왔다.
사람을 잘 만나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느끼고 있다. 때때로 새로 온 담당자들과 추가 사업을 기획하기도 하며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국의 공공기관과 지역 캐릭터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공공 캐릭터 사업이 ESG 밀접한 연결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캐릭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고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시기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글쓴이 성호랑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