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방법
학교 앞에 자주 가는 카페가 있다. 발산하여 글쓰기를 한 지 근 한 달 정도 된 것 같다. 석사과정을 다닌 지 2년 반이 되어간다. 학교 앞에 수업 전에 시간을 때우는 곳이 있다. 사장님과 안면을 튼 카페가 있다. 늘 마시는 음료는 같다. 오후 세시 이후에 커피를 마시지 않기 때문에 아이스 밀크티는 훌륭한 대체제가 된다. 이 년동안 늘 인파를 이루는 홍대 상권에서 유일하게 한적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이다. 사람이 많아도 넓은 공간과 자리 간 간격 덕분이다.
근 이 년간 내가 이 가게에서 마신 음료의 8할이 아이스 밀크티일 것이다. 음료에는 꿀을 잔의 벽에 흘려서 기존의 밀크티가 더 달달하게 느껴진다. 근 이년 간 데이타임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저녁에 홍대로 넘어와 또 긴장한 채로 수업을 듣고 난 후 9시 10시가 되면 나의 몸은 늘 녹초였다. 사람이 늘 많은 홍대상권은 늘 피해 가야 하는 곳, 어서 집에 가야 하는 곳이나 다를 바 없었다.
하루는 집까지 가는 걸음걸음이 또 한 트럭처럼 느껴지는 날이었다. 그날은 목요일이었는데, 학교에서 역까지 가기 좀 전에 있는 버스킹을 자리를 차지하고 들었다. 코로나 이후였는데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참 많았다. 어떤 외국인은 버스킹을 듣고 있는 사람들을 촬영했는데, 장난 삼아 그 외국인에게 미소를 날려줬다. 그랬더니 그 외국인, 카메라를 조작하며 나를 확대하는 듯했다. 나의 얼굴이 전 세계로 퍼지는구나 욕을 먹을까-하는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노래를 마저 들었다.
오늘은 월요일, 갤러리는 대체로 월요일 휴관이다. 따라서 나의 휴무도 월요일이다. 낮에 일을 하지 않는 대신에 오늘은 집에서 밀린 방 청소를 하고 페디큐어를 모자란 실력으로 후후 말려가며 덧바르고 자주 가는 이 카페에 왔다. 오늘도 내가 마실 음료는 아이스 밀크티였다. 이 카페는 음료를 주문하면 자리로 사장님이 갖다 주신다. 음료를 주문할 때는 간단한 포스기로 셀프로 구매하는 것이라 사람을 상대할 일이 없다. 사장님께 간단한 눈인사와 목례를 건넸다.
내가 매번 아이스 밀크티를 마시는 것을 기억하신 건지, 내 자리로 맞으시죠, 하고 밀크티를 갖다 주셨다. 그러고는 가만히 되짚어보는 것이다.
나의 삶에는 루틴이 있구나, 이건 누적되어 온 것이구나, 나는 일정 시간대에 이 카페에 와서 어떠한 범주 안의 음료를 주문하고,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의 시간을 즐기는 여유가, 나에게는 분명 있었구나 싶은 것이다. 인지하고 난 후 몇 초 흘렀을까, 행복감이 온몸을 싸고돌았다.
그렇게 소소한 것, 누군가에게 모르는 이에게 웃어주는 일, 반복되는 행동들 사이의 안정감. 행복하다는 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았다. 그냥 내가 바라보고 인지하면 될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니 한편 더 무던해졌다. 행복은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가가는 것이라는 걸 다시 한번 복기하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