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을 하자
뭘 대단한 걸 꿈꿨을지 몰라도 지금은 눈에 밟히는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먹고 싶으면 먹고 슬프면 다운 됐다가, 또 배가 차면 단순히 생각한다. 기분이 내 일을 앞길을 해야 할 것들을 지배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별일 없으면 그냥 텍스트를 읽는다.
아직도 나는 내가 아기만 같다. 일하고 왔다고 귀여운 생색을 내면 받아주는 귀엽고도 고마운 애인과 가족이 있어 유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한 일이다. 그렇다고 날 퇴행적인 존재로 보는 건 아니고요.
소수의 누군가만 있으면 된다 우리는 간단하게 사이를 나눈다. 그 사람과 나는 그런 관계가 된다. 어쩌면 의도한 것보다 더 낫거나 못 낫거나 하는 관계가 되기도 한다. 사람이 살아내는 일은 갈대 같은 일이다.
날렵하고 민첩하게 살고 싶다는 건 나만의 욕심이었을지 모른다. 전혜린을 꿈꾸기에는 난 아직 살 날도 많고, 이슬아를 바라기에는 근력이 모자라다. 눈치 없이 하고 싶은 말 하면서 사는 것이 속이 편하다는 걸 깨달은 지 얼마 안 됐다. 상응하고 싶지도 않은 말에는 오만하지만 얇은 리액션과 함께 속으로 무시한다. 오만하다. 보인다. 보라고 한 것이다. 오만하구나.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는 말이 있다. 진인사대천명 최선이나 다하라는 말과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리지 말 것, 갖고 싶은 집과 차가 있어도 분수에 맞게 행동하자는 것과 하나님은 한쪽 문을 닫으시면 한쪽 문은 열어두신다는 무교의 신념 같은 것들.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
생각이 많아질 때면 그냥 할 일을 한다. 먹어도 마셔도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잘 안다. 절대적으로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로 하다. 생각정리를 한 후에 말을 꺼내는 습관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주저리주저리 주절대고 싶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지혜롭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나 자신에게 되물어보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오늘은 남들에게 연휴, 출근을 했다.
철밥통일지 그냥 밥통일지 냄비밥일지 모를 돈들과 그 안에서 푹 고은 쌀이 되어버린 나, 밥은 누가 먹는 건지도 모를 때면 읽는다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