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정리

by 느린날들

문득 오빠와 드라이브하면서 느낀 점이다. 빠르게 달릴 때면 아, 내 인생은 괜찮았구나. 지금 가도 호상이다, 그런 생각을 웃기지만 가끔 한다. 그리고 또 이제는 그렇게 밟아도 옆에서 졸리다. 말수가 없어지면 자고 있는 것이다. 출력이랑 마력 수가 나오는 계기판 같은 것을 화면에 띄워놓고 달리는 오빠를 보면 귀여워서 퍽 웃음이 난다.


오빠는 기계적인 것을 좋아라 한다. 장치 같은 것들이 맞물려서 어떠한 결과를 내는 그런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건 안에 담긴 이야기를 보는 것을 좋아라 하고, 또 그 물건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들을 좋아라 한다. 오빠가 좋아하는 것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관심이 간다. 그래도 아직 출력이니 마력이니 같은 것은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상한 오빠가 좋다. 오빠 앞에만 서면 부끄러워했던 내 모습이 좋다. 내 행동이 짧아 쓰레기를 버리진 않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면 군말 없이 치우는 오빠가 좋다. 오빠가 잘하는 것이 있고, 내가 잘하는 것이 있다. 이제 우리는 은근하게 합이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맞춰가는 과정이 다 유의미했기에 이젠 다 괜찮아졌다.


우리는 사소한 것에도 문득 고마워할 줄 알고, 같은 것에 웃으며, 유순하게 상황을 넘길 줄 안다. 이제 우리는 그렇게 됐다. 좋은 것을 주어야 좋은 것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하며, 오빠에게 늘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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