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소수의견

거짓은 무지개와 같다

by 자크나폐인

돌이켜보면 살면서 내가 한 거짓말은 수 만 번은 될 것 같다. 어릴적 어머니 지갑에서 50 원을 슬쩍한 후, 안 가져갔다고 한 거짓말부터 - 물론 뒤지게 혼났다 - 작게는 내 경험에 msg를 살짝 얹는 정도 까지.


누군가의 옷차림이나 외모가 별로여도 가능한 긍정의 표현으로 포장해주는가 하면, 내 실수를 덮기 위해 사실에 거짓을 섞어 이야기한 적도 있다.


누군가 당신은 거짓말쟁이 인가요? 아닌가요? 라고 묻는다면 그런 의미로 거짓말쟁이의 부류에 속한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다만, 변명하자면 난 덜 해로운 거짓말쟁이에 속하지 않을까?


거짓말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본다. 타인에게 직접적피해를 주지 않는 거짓말과 그 반대인 경우. 누군가를 헐뜯거나 비난하기 위해 지어내는 거짓말은 해본적 없다.

일종의 방어적 거짓말을 한 셈이라고 자위해본다. 공격적인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을 꽤 많이 봐왔기 때문에 덜 해로운 거짓말쟁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나니까 이런 이야기 하는 거야!


이런 말로 시작하는 누군가의 직언에 상처입은 사람들이 꽤많다. 그들은 정직하게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살아가지만, 거짓말 못지 않게 상처를 남기기도 한다.


어찌보면 공격적 거짓말 > 날 것의 직언 > 방어적 거짓말 순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덜 다치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옛날 오스만제국 시절부터 터키에서는 신부가 신랑감을 선택할 때 커피-이브릭 방식 : 밀가루처럼 곱게 분쇄한 커피를 끓여 그대로 마시는 것-를 상대 남자에게 대접했다고 한다. 그 커피가 맛좋게 우려졌다면 "승낙"을, 그 반대라면 "거절"을 의미했다고.


물론 상대남은 설령 맛이 없더라도 내색하지 않고 마시고 갔다고하니, 이것도 거짓의 순기능의 일례일지도 모르겠다.


수박을 더 달게 하는 소금처럼, 진실이 가치있고 아름다운건 역설적으로 거짓이 존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 않을까.


무지개는 수백가지 색의 스팩트럼이지만, 일곱빛깔로 기억된다. 빨강과 주황사이 수 많은 색들은 빨강이 될까? 주황이 될까?


거짓도 그와 같지 않을까? 누군가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면 또 누군가는 노란 거짓말들로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진실보다 적당한 거짓말을 좋아한다. 그것이 거짓임을 모르면 좋지만, 적당히 알더라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내 세상 속에 거짓말의 스펙트럼은 꽤 넓구나. 내겐 겸양, 겸손, 매너, 예의 ... 이 모든 것이 진실 바로 다음 거짓말로 넘어가는 그 지점에 자리잡는 거구나!


그래서 일까. 진실과 솔직을 손에 쥐고, 선을 넘지 않는 사람들과 사회생활 하는것이 녹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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