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다르게 바라보자
만약 후속 부작용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있다면, 필자는 성형수술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극 권장하는 바이다. 필자는 성형외과 관계자도 아니며 수혜자도 경험자도 아니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생각을 적어본다.
외모와 신체에 관한 가장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표현 중에 '신체발부 수지부모', 즉 부모에게 물려받은 몸을 소중히 여기라는 말이 있다. 성형수술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몸을 소중히 여긴다는 것에 정해진 기준과 정답이 있을까? 몸을 다치지 않아야 한다면, 불효를 저지르는 일이 없도록 외부활동을 전면 차단해야 할까? 심지어 몸을 멋지게 가꾸기 위한 운동조차 부상의 위험이 있으니 포기해야 할까? 만약 내 모습을 내 부모님이 보기에는 좋지만 그 외 또래나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안 좋아 보인다면? 부모의 마음에는 안 들지만 사회에서는 호감 가는 이미지로 인정해 준다면? 누구의 기준에 맞추어야 할까?
개념과 인식을 다시금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여기 밈화된 유머가 하나 있다. 잘생긴 사람이 잘 먹으면 "아이구 복스럽게 먹는다", 못생긴 사람이 잘 먹으면 "그만 좀 먹었으면.." 하는..
성장기 때 우리는 외모 수준에 따라 주변으로부터 듣는 '말'에서 차이를 느낀다. 외모에 따라 내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 같다. 이때, 주위로부터 들어온 말에 영향을 받아 성격 패턴 및 트라우마와 방어기제와 각종 트리거가 형성되는데, 외모가 떨어지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성격적인 방어기제와 모난 부분이 많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외모가 뛰어나 좋은 말을 많이 들어온 사람이 꼭 성격이 좋다는 말은 아니다. 되려 겸손을 잃고 거만해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역시 칭찬과 좋은 말을 많이 들어왔기에 그러하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럽다.
이 현상을 외모지상주의니 뭐니 하며 누군가의 책임이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더 나은 외모에 끌리기 마련이고, 인신공격이나 험담이 아닌 이상 여기에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자연스러운 인간 생태계일 뿐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인식을 바꿔주길 바라기보다는 차라리 내 모습을 바꾸는 편이 더 빠르고, 필요하다면 성형도 할 수 있다. 성형으로 환골탈태해서 자신감도 찾고 대인관계도 좋아지는 과거 TV프로그램 '렛미인(Let美人)' 출연자들처럼.
"자연스러움이 최고다! 인공적으로 바꾼 얼굴은 인정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던지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1. 각종 화장품의 도움으로 얼굴을 커버하는 것과 성형수술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2. 얼굴 경락마사지와 성형수술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3. 앞머리, 옆머리, 안경, 여드름패치 등을 활용하여 얼굴의 단점과 콤플렉스를 커버하는 것과 성형수술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세 경우의 공통점은 얼굴에 "투자"를 한다는 점. 차이점은 투자하는 "방법과 비용"이다. 메이크업 또한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피하고 인공적으로 내가 원하는 얼굴 모습을 만들어 보여주는 행위 아닌가? 얼굴라인을 예쁘게 잡기 위해 롤러나 마사지를 하는 건 인공적으로 가하는 행위가 아닐까? 단점을 있는 그대로 내놓지 않고 숨기고 덮고 커버하려 하는 건 인공적인 노력이 아닌가? 성형수술은 단지 그 인공적인 노력을 더 큰 비용을 지불하여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얻기 위한 특수한 방법일 뿐이지, 전혀 이상하게 여기거나 비판할 부분이 아니라고 본다.
'있는 그대로'의 외모를 떠나 어떻게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본질을 가진 활동은 찾아보면 더 많다. 증명사진을 찍으면 잡티 제거와 포토샵을 원하고, 바디프로필을 찍기 전후 보정 작업으로 근육이 더 돋보이게끔 만든다. 있는 그대로의 체취를 덮으려 향수를 뿌리는 것 또한 마찬가지. 모두 본질적으로는 같으며 투자하는 방법과 비용, 리스크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물론, 본연의 모습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과한 성형수술은 지양해야겠지만 왜곡된 목적이 아닌 적당한 성형은 사회적으로도 충분히 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모두가 더 나은 외모를 원하는 그 욕망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