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나를 깨는 글쓰기 Jan 11. 2025
작년에는 수업에 올 때 한 주는 냉탕, 한 주는 온탕을 오가듯 어렵기도 하고 도파민 터지는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기본 감각 중 되는 게 생기고 어떤 모션이 올바른 건지, 뭐가 안 되는 건지(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막히는 감각, 올바른 동작을 했을 때의 촤고 감기는 느낌 정도는 알 것 같다.
드럼은 생각보다 섬세한 악기이고, 인내가 필요한 악기다. 그리고 '기본기'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단지 노래를 빨리 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정확한 스트로크, 킥, 예비동작이 되어야 빠른 연주도 가능하다.
우리 드럼 선생님은 책을 많이 읽어서인지 드럼에 대해 그렇게 연구하고 고민해서인지 명언을 막 쏟아내신다. 삶의 본질 진리와도 맞닿아있는 듯한 명언을.
-기본기만 잡힌다면 음악에 맞춰 연주할 땐 생각 없이 쳐야 한다고. 음악을 느끼면서. 그래서 내가 연습실에 간다고 할 때 기본 동작은 10분 이내로 연습하고 나머지는 막 쳐보라고 하시더라.
-기본기와 모션이 잘 잡혀 있어야 한계 없이 배워갈 수 있다고.
-몸의 감각을 느끼면서 쳐야 한다고.
그리고 드럼을 배우면서 내가 느낀 바는
-나는 잘 경직된다. 음악을 느끼고, 감각에 집중해야 하는데, 몸이 굳으면 잘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선생님이 중간중간 해주시는 어깨에 힘 빼고, 막 친다는 생각으로~하는 가이드가 주옥같다.
-모니터링 영상은 거짓말을 안 한다. 내 실력이 고슨
빤히 드러난다. 그래서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싶어서 모니터링 영상을 찍었는데 너무 허접해서 올릴 수가 없더라는 그런 웃픈 이야기..
드럼을 배우러 오는 이 시간도 좋아졌고, 계속 배울까 말까 고민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은 우선 계속 배워보려 한다.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어떤 음악을 들어도 드럼 소리에 먼저 집중하게 된다.
-내 삶의 낭만이 되었다. 평일에 힘들었어도 토요일에는 드럼을 치러 온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내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배운다는 이 감각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