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앞에서 평안을 바라는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밝은 미소로,
안녕을 권하는 우리.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마음을 담아,
안녕을 권하는 우리.
당신의 안녕을 바라는,
그 따뜻한 말 한마디.
오늘도,
안녕하세요.
안녕(安寧), 아무 탈 없이 편안함. 편안함을 빌어주는 인사라니,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정말 멋진 인사인 것 같습니다. 찾다가 궁금해서 ‘Hello’의 어원도 찾아봤더니, 바다 저 너머로 가는 배를 부를 때 쓰던 표현이었다고 합니다. 약간 ‘어이’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Good bye’는 안녕과 조금은 비슷한 표현인 거 같습니다. ‘God be with you. (하나님이 당신과 함께하기를)’이라는 안녕을 빌어주는 표현이 유래인데, 이것이 ‘God-b’wye’로 줄여쓰다가 ‘Good day!’ ‘Good Morning!’과 비슷한 형태인 ‘Good bye!’로 축약되었다는 설인데요. 어쨌거나 누군가의 안녕을, 평안을 빌어준다는 것이 참 좋은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럼, 이제 인사 겸 질문을 하나 하려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한자로 안(安)과 녕(寧)자가 다 ‘편안’을 의미합니다. 지금 편안하신가요? 삶의 많은 부분에서 우리는 진정 안녕을 바랍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인생의 문제들과 걱정거리 속에서 늘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것이 우리 삶의 목적인가.’ 같은 생각 말이죠. 마치 하나의 벽을 간신히 넘었는데 다음 벽이 ‘그건 우리 중 가장 약한 벽이었어.’라고 비웃으며 말하는 거 같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모두 그렇게 하루를 이겨내고, 인생을 살면서 서로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합니다. 자기 삶도 힘겹지만, 같이 이겨내는 이를 위해서 마치 격려하듯 건네는 인사. 제게는 ‘우리 안녕합시다. 지금은 힘들지만.’ 이렇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그 인사하는 장면이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나의 힘듦을 함께하는 동지애가 느껴지니까요. 그리고 슬픈 장면처럼 보입니다. 영영 그 벽을 넘지 못할 거 같은 생각도 드니까요.
요즘 들어 부쩍 인생을 조금은 편안하게 보려고 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인생의 벽들이 다가올 때, 그 벽에 모든 속도로 달려가 부딪치기보다, 그 앞에서 잠시 사진을 찍고 쉬고 있다고 할까요. 누군가는 벌써 얼마를 모았다더라, 누군가는 벌써 결혼해서, 누군가는 아이가… 수많은 소리. 문제를 만났다고 생각하고 벽을 만났다고 생각하는 순간 앞에 우리는 좌절하고 자포자기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벽이고, 누군가에게는 허들처럼 작게 보이는 그 문제들 속에 비교하고 괴로워하기 시작하면서 그 벽은 더욱 견고하게 힘을 냅니다. 근데 제가 사진을 찍고 쉰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 이런 자포자기의 의미는 아닙니다. 그 벽은 평안 앞에서 그저 사진 찍고 쉬라고 당신의 인생에 주어진 하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잠시 멈춰서 그 벽을 들여다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우리 인생의 벽은 시간이 지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도 있었고, 작게 나 있는 틈이 있어 쏙 빠져나갈 수도 있었고, 누군가 밧줄을 내려줘서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었습니다. 나에게 그런 행운이 없을 거라는 그 마음으로 벽에 부딪힐수록 마음의 안녕과는 멀어집니다. 잠시 벽 앞에서 가만히 안녕을 바라봅시다. 지금 당장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 그 생각이 우리 삶의 벽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 다시 인사를 건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당신 삶의 그 험하고 힘든 벽 앞에 슬퍼하고 아프다면 앞서 말한 아름다운 위로로 인사를 건넵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도 안녕을 떠올리며 잠시라도 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인사를 건넵니다. 무수한 인생의 벽 앞에서, 오늘도 우리 서로의 안녕을 빌어줍시다. 분명 우리의 평안 앞에 그 벽이 작아지는 날이 올 겁니다. 그때까지 우리 안녕합시다.
‘당신의 안녕을 빕니다. 우리 앞의 벽에 좌절이 아닌 안녕을 빕니다.’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