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이 있네

내게 가장 좋은

by 강유랑

마음의 눈으로 보면,

무수히 많은 길이 앞에 있네.


현실이 아무리 속이려 해도,

무수히 많은 길이 분명 있네.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면,

모로 가도 서울로만 간다면.


내게 가장 좋은 경로로,

무수히 많은 길이 인도하네.


넘어져도, 보이지 않아도,

걷기만 한다면 길이 분명 인도하네.


고속도로를 나라의 대동맥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도로가 아주 중요하다는 말이죠. 고속도로를 나라의 대동맥으로 볼 정도니 말이죠. 독일의 아우토반을 달리면서 물류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어젯밤에 시킨 것들이 새벽 배송으로 날아오는 이 풍요로운 세대에서, 새삼 길이 주는 힘을 느낍니다. 유럽의 도시들을 이어주는 그 거대한 고속도로는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었고, 오늘도 유럽의 동맥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유럽 도로를 달리면서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더 많이 운전했습니다. 체코 쪽에서 주로 운전했는데 낯선 나라에서 낯선 차로 운전하니 길은 왜 이리 작아 보이는지. 긴장하며 꼬불꼬불 산을 운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죽하면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했죠. 그런데 그렇게 무서운(?) 국도를 운전하다 보면 마을들을 만납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는 길을 만납니다. 제 작가 프로필에는 작은 카라반이 있습니다. 실제 사진은 아니고 핀터레스트라는 네트워크상의 사진을 가져온 것인데요. 그 풍경을 보면서 결심했습니다. 언젠가 캠핑카를 타고 유럽을 여행하리라고.

지금 제 인생은 확실히 고속도로를 타고 있지는 않은 거 같습니다. 작고 불편하지만 기쁨이 있었던 그 체코의 국도를 타고 있는 느낌입니다. 어쨌거나 앞서 말한 목표를 향해 오늘도 조금씩 나아갑니다. 적합한 속도로, 잠시 쉬기도 하면서. 인생에 있어 목표를 향한 최적의 길을 안내해 주는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국도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안내해 주는 그 내비게이션이 있다면 훨씬 빠르게 도착할 테니 말이죠. 물론, 인생의 길 중 몇 가지는 명확하게 보입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으로 대표되는 길 말이죠. 그런 길을 보자니, 내비게이션이 없는 편도 좋은 거 같습니다. 모두가 다 그 길만 걸으면 얼마나 막히고 답답할까요. 목적지가 다른데, 그곳에 계속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국도도 아름다워요. 또 우리 인생의 길은 아주 신비해서, 우리가 발을 뻗어 걷기만 한다면 새로운 길을 만들어줍니다. 그것도 가장 빠른 길이 아닌 나에게 가장 적합한 길을 말이죠.

놀랍게도 이를 뒷받침할 과학적인 주장도 있습니다. 테드라는 강연 프로그램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던 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에이미 커디’ 교수의 ‘Fake it ‘till you make it. (그것을 이룰 때까지, 그것인 척 하라.)’의 내용에서 그런 척 행동하는 것만으로 목표를 이루는 데 큰 힘이 된다고 합니다. 즉, 우리가 가려는 길을 그저 걸으면서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움직이기만 해도, 정말로 새로운 최적의 경로가 나타난다는 것이죠. 두려운 마음은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며, 도전과 새로운 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그리고 내가 도전하지 못하기에 도전하는 자들을 비웃고, 우리의 틀 안에 가두려 할 때가 있습니다. 눈을 돌려보세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고, 그 길을 향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걷기 시작할 때, 우리 인생의 길은 가장 아름다운 최적의 길로 이어집니다. 오늘도 그것을 믿으며, 그 엄청난 풍요를 믿으며 걸어갑니다.


‘가장 좋은 길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니 그런 척 걸어가라. 그저 걸어가라.’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keywor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15화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