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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확장 공사

지금 소통이 힘들다면?

by 강유랑

조심하세요.

마음 확장 공사 중입니다.

나쁜 생각이 흘러 지나가도록

발코니를 멋지게 지었어요.


당신 마음이 궁금해서,

사랑방을 키웠어요.

이 장소 이름을 여유라고 하려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당신의 마음과 생각이 궁금해요.


'처지를 바꾸어 생각하라.' 요즘 들어 계속 역지사지(易地思之)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봐라. 남의 마음을 한번 고려해 봐라. 초등학교 때부터 들어온 좋은 관계를 만드는 최상의 카드죠. 사람의 큰 장점 중 하나인 상상력을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경청을 통해야만 비로소 역지사지가 됩니다. 그 사람의 관점에서 진심으로 이해해 주려고, 그 상황에서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해 정확히 들어주는 것이 소통의 시작점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습니다. 내가 경험했던 것과, 알고 있는 지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서 나온 해답이 상대방에게도 가장 좋은 길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조언하거나, 갈등 있는 상황에서 일단은 멈추려 합니다.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상대방의 관점에서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 가만히 들어주려 합니다. 반박하고 싶은 말이 이만큼 올라올 때도 그저 들어줍니다. 그러다 보면, 상대방의 분위기도 차분해집니다. 그리고 듣다 보면 상대가 왜 그렇게 했는지 납득도 됩니다. 그때, 서로의 관점에서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나옵니다.

결국은 소통을 위해서는 경청이 필요합니다. 소통이 안 되면 모든 것은 고통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상대방의 생각을 100% 읽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합니다. 나의 상황에 대해, 생각에 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그 사람의 작은 행동과 말, 습관까지 염두에 두며 그 사람을 이해하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합니다. 그래서 관계는 늘 어려운 문제인 거 같습니다. 그만큼의 에너지를 소모하여 그 사람을 아끼지만, 상대방은 그렇지 않다고 느껴 상처받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오죽하면 열 길 물속은 알아도 사람 속은 모른다고 말할까요. 어쨌거나 이런 진짜 소통하기 위해 마음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부쩍 듭니다.

나의 이기심,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 화를 내고 싶은 마음, 짜증스러운 마음, 불편한 마음들이 가득 차 있으면, '나'만을 생각하게 됩니다. 내 마음대로 상대방이 움직이지 않으면 짜증 나고 불편하죠. 그런데, 그런 감정과 관계에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스스로만 더 힘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미안하지 않아도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있는 마음,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마음, 진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그 사람의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지려는 마음. 마음 확장 공사를 통해 조금씩 바뀐다면 좋겠습니다.

사자성어를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말로 편하게 이야기하면 '끼리끼리'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마음 확장 공사를 하면 나를 이용하려는 나쁜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자꾸 내 마음을 좁히고, 나를 보호하려는 생각이 강해집니다. 그럴 때, 유유상종을 떠올립니다. 세상에는 나와 같이 베풀고자 하는 사람도, 마음이 넓은 사람도 많으니, 나를 사랑으로 채우면, 그리고 내 주변인들에게 이런 사랑을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더욱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할 거라 믿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방법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눠주는 방법은 알 거 같습니다. 작은 관심과 사랑. 세상이 바뀌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한 사람에게 힘을 주고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행복해진다면, 그렇게 받은 사랑들이 세상에 퍼진다면, 그런 행복한 상상을 하며 오늘도 마음 확장 공사를 하려 합니다.


‘마음 확장 공사하고 싶으신가요? 그럼, 마음을 열고 들어주세요. 나를 위해, 당신을 위해.’


- 세상 가장 귀한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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