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를 바꾸려 하기보다
화를 내려다 멈추었다.
불편하지만 이해하려 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두기로 했다.
결과를 생각지 않기로 했다.
즐겁게 이 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문득 행복하기로 했다.
계속 행복하기로 했다.
제 경우,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화나는 순간은 ‘예의가 없다.’라고 느낄 때입니다. 좀처럼 화를 내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런 순간이면 아이들 마음에 상처가 남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심한 말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쉼을 사는 법을 연재하면서도 몇 번 화가 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화를 내는 것은 불편한 일입니다. 관계가 깨지기도 쉽고, 보통 화를 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성적으로는 그런데 화를 참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정말 아이들의 예의 없는 행동 앞에서 갑자기 멈춰졌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을 보였고, 화를 내서 이 문제가 해결되는가 하는 물음이 떠올랐습니다. 화를 내는 순간 아이의 마음에도, 제 마음에도 생채기가 날 것이 분명해지자, 조금은 차분해졌습니다. 그러고는 아이들의 관점에서 부드럽게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아이들이 제 조언을 들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아이가 그저 이야기를 들어줬고, 밝은 분위기에서 모임이 마쳐졌다는 사실이 중요했습니다.
살다 보면 불편한 이들이 있습니다. 주는 것 없이 미운 사람도 있고, 인사조차 쉽게 건네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 알게 모르게 부정적인 말을 해왔던 거 같습니다. 그런 부정적인 을 때로는 주변 사람에게 했습니다. 뒷담화나 험담이죠. 그런 험담은 언제나 ‘나를 지지해달라.’는, ‘나의 불편을 이해하라.’는 부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면서 그 험담을 멈췄습니다. 그저,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따라 멈췄습니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듣는 상대, 험담을 당하는 상대에게 다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에 힘과 열정을 쏟아붓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이해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결과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세상에는 참 성공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100만 유튜버는 왜 이렇게 많은지,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등 무자본으로 창업에 척척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나만 안될까?’ 하는 작고 못난 마음이 고개를 듭니다. 생각해 보면 그렇게 오랜 시간 집중한 일도 아닌데, 심지어는 그 과정을 즐기지도 않았는데 성공하기를 바라다니요. 그래서 요즈음 그냥 결과를 잊습니다. 지금 당장의 숫자가 아닌, 꾸준히 올라가는 힘을 믿습니다. 그러다 보면 요행이 한 번은 내 삶을 도울 수도 있을 테니까요.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처럼, 그 작은 조각구름을 잡기 위해 삶을 채워나갑니다.
대자연 앞에서 우리는 언제나 한없이 작은 존재입니다. 굽이치는 파도를 거슬러서 방향을 바꾸려 하면 오히려 더욱 크게 바닷속으로 가라앉습니다. 파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을 타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지금의 상황을 100% 즐기는 것. 결과에 대한 부담을 안고 고민하기보다, 그저 하루하루를 즐거운 것들로 채우면서 살아가는 것. 그렇게 가볍고도 즐거운 걸음들이 삶에서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문득, 그냥 그렇게, 행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세상만사를 모두 내 힘으로 통제하고, 다른 사람들을 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그런 복잡하고 어려운 삶이 아니라, 지금 내 행복과 감정을 즐기고, 내일 일을 염려하기보다 오늘을 기쁘게 살아가는 그런 쉬운 삶 말입니다.
‘문득, 그냥 그렇게, 행복해지자. 거대한 흐름 속에 그저 즐겁게 살아 나가자.’
- 그 어떤 것보다 경이로운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