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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호흡, 그리고 쉼 호흡

위대하고 아름답게 숨 쉬기대하고 아름답게 숨 쉬기

by 강유랑

심호흡, 그리고 쉼 호흡.

이 순간 들어오는 숨이 얼마나 위대한가.


나를 살게 하는 그 귀한 산소가,

함께 일하는 이들과 발맞춰 걷는 위대함이.


세상을 돌고 돌아오는 그 귀한 호흡에

마음을 다하고 귀를 기울이자.


그때 비로소, 심호흡, 그리고 쉼 호흡.

그 위대한 호흡이 평화를 불러온다.


어린 시절부터 비염이 얼마나 심한지 콧물을 달고 살았습니다. 코로 숨을 쉬는 그 자유함에 대해 전혀 모르다 보니 불편한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좋은 기회로 비염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서 처음으로 코로 숨을 쉬는 즐거움에 대해 깨달았습니다. 심지어는 구강호흡 방지 밴드를 사서는 잠에 들기 전 사용했는데 확실히 자고 일어날 때 개운함이 달랐습니다. 어느 정도 코로 숨을 쉬기에 익숙해지니 노래하는 것도 조금은 달라집니다. 어쨌거나 호흡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삶의 흐름이 얼마나 많이 바뀌는지 느끼는 요즘입니다.

호흡은 우리를 돕는 조력자 같습니다. 숨을 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징표이며,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숨을 쉬면서 ‘생존’을 얻습니다. 그런데 이 호흡은 위기의 순간에도 빛을 발합니다. 긴장하거나 ‘숨이 턱 막힌다.’라는 말처럼 우리는 당황할 때 호흡을 놓치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천천히 다시 숨을 쉽니다. 숨을 쉬는 것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순간 살아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조금 지나면 다시 의식하지도 않고 숨을 쉽니다. 호흡이라는 위대한 친구가 있음에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요.

또 우리가 생존을 위해 산소로 숨을 쉬는 것 외에도 호흡에는 또 다른 뜻이 하나 있죠. 호흡을 맞춘다. 즉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조화의 의미로 우리는 호흡을 사용합니다. 이 호흡도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녹아 있습니다. 마치 혼자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을 거 같지만, 산소 같은 사람들이 주변에 없다면 얼마나 답답하고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결국 우리는 함께하기 위해, 같이 호흡하며 호흡을 맞추기 위해 서로의 곁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과의 조화를 반영하는 호흡이든 우리 생존을 위한 호흡이든, 우리에게 호흡은 정말 많은 의미를 갖습니다. 그리고, 그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 우리는 심호흡이라고 부릅니다. 비단 산소로 하는 심호흡만이 아닙니다. 관계에서 이 심호흡은 깊은 조화를 위해 더욱 집중하고 사랑을 담는, 그 조화를 위한 행동이 아닐까합니다. 산소든 동료든 호흡하면서 우리에게 오는 것이니 말이죠. 그래서 심호흡을 잘 하는 것이 마치 쉼을 가져다주는 거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호흡에만 잠시 집중하는 것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줍니다. 힘들고 어려운 순간, 주변 사람들에게 잠시 집중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져다줍니다. 그렇게 평화는 호흡을 타고 올 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잠시 멈춰서 호흡에 집중합니다. 심호흡합니다. 그렇게 ‘쉼’ 호흡을 합니다.

예전에는 내뱉는 호흡에 나의 안에 악한 것들을 담았습니다. 그 악한 것들이 나의 밖으로 나가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내가 뱉은 이 악한 것이 혹 누군가에게 들어갈까 하는 마음에, 혹여나 깨끗해지지 않고 나의 독만을 담아 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악한 것을 내뱉기를 멈춥니다. 그리고 선하고 좋은 것을 뱉습니다. 나의 사랑과 평화와 행복이 담긴 숨이 누군가를 살게 하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숨을 뱉습니다. 그리고 혹여나 세상 밖의 어두운 것들이 있다면, 그것도 내 안에서 깨끗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이 마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시간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니 우리 호흡에 집중합시다. 심호흡합시다. 그렇게 ‘쉼’ 호흡을 합시다.’


‘모든 호흡이 위대하다. 모든 호흡이 아름답다. 그렇게 호흡하자. 쉼 호흡을 하자.’


- 그 어떤 것보다 경이로운 당신의 손에 ‘강유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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