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없지만, 기억은 남았다 — 보스턴 원룸의 랍스터

나의 보스턴 유학시리즈

by 박정수

1990년대 초, 보스턴 유학생이던 나는 차로 2시간이 걸리는 뉴햄프셔 글로스터(Glochester) 항구에서 붉은 중형크기 랍스터를 10마리 정도 마리를 사 왔다. 나의 평소 경제규모로는 매우 큰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POSCO뉴욕 사무소에 근무하는 과거 함께 일하던 경영조사부 동료 3명이 보스턴을 방문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두 명은 입사 동기고, 그중 한 명은 내가 급여의 100%를 저축하고 3개월마다 나오는 급여 100%로 한 분기를 연명할 때 무이자로 급전을 공급해 주던 물주였기도 했다.


그래서 보스턴의 명물인 랍스터를 당연히 대접해야 한다고 36만 마일이나 주행을 했고, 중고차로 구입한 나의 애마 도요타 터 셀(Tercel, 소형 웨곤)을 몰고 나들이 겸 드라이브를 했다.


[보스턴] Boston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 네이버블로그

여기 링크를 보면 2024년 가격인데 보스턴의 랍스 트는 가격이 여전히 정직하다. 환율이 두 배가 올라서 그렇지.


OIP (2).png


보스턴대학교 소유의 좁은 가족 아파트—사실상 작은 원룸—테이블 위엔 랍스터가 놓이고, 방문자들이 준비한 나파밸리(Napa Valley)에서 온 샤도네이(Chardonnay) 백포도주 도 함께했다. 가격은 25달러 정도였지만, 그러나 가치는 헤아릴 수 없었다.

보스턴대학교 가족 아파트에서 친구들과.png 모두 한국친구들인데 잘 못 나온 그려진 그림이지만 첨부하고 싶었다.

그날은 다섯 명의 한국인 친구들이 내 작은 공간에 모였던 밤이다. 한 친구의 제의로 우리는 모두 양손에 랍스터 집게발을 들고 웃는 모습을 촬영했다. 그 웃음은 지금도 선명하다. “찰칵”—사진을 찍었지만, 그 사진은 지금은 어느 공간에서도 사라졌다.

Generate an image of.png


세월이 흘러 두 해전에 다시 만난, 당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말했다. “그때 저녁, 정말 고마웠어. 아직도 기억나.”

사진은 없지만, 기억은 있다. 그날의 분위기, 와인의 향, 친구들의 눈빛—모두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기억은 공간보다 넓고, 시간보다 깊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언젠가 다시 우리가 건배할 수 있도록, 남아 있다.

다시 한번 건배합니다—기억에, 우정에,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 �

그리고 그때처럼 따뜻한 식사와 와인 한 잔의 기억이 다시 만들어 지기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세상이 멈추라 할 때, 나의 우주는 팽창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