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화. 어른의 행복.

by 봄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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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대체 뭘까.


흔한 물음인데도,

어른의 행복은 더 멀게만 느껴진다.


돈? 명예? 가족? 집?

어떤 대답은 왠지 속물 같고,

또 어떤 대답은 너무도 당연해서 식상하다.


입술 끝에서 맴도는 말들이

허상처럼 느껴질 때,

나는 결국 행복이라는 두 글자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고 만다.


"넌 참 행복하겠다."

한 번쯤은 누군가를 향해 내뱉었던 말.

그 속내에는 내가 갖지 못한 것들에 대한

결핍과 부러움이 숨어 있었다.


예전에 내가 다니던 학원에는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정의 아이들이 많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그들의 수입차를 바라보며

부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하루는,

람보르기니를 몰던 한 학생의 어머니가

"더 큰 부자가 아니라서 불행하다"며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부러움의 대상에게서 또 다른 결핍을 들었을 때,

나는 어디에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모를 만큼 당황스러웠다.


금전적으로 그들만큼 부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나 또한 살면서 단 한 번도

"이 정도면 됐다"하고 멈춰본 기억이 없다.

원하던 것을 이루거나 손에 넣으면

잠시 행복하다 말했지만,

곧 또 다른 결핍을 느끼며

늘 다음, 그다음의 행복을 좇았다.

그러다 바람에 날린 종잇장처럼

지금 손에 쥐고 있던 것들마저 놓쳐버린곤 했다.


우리는 종종 사회가 내민 기준에 맞추어 행복을 정리한다.

결혼을 해야 행복하고,

집을 사야 행복하고,

좋은 직장에 다녀야 행복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칸칸이 행복의 조건을 채워 넣는다.


그러나 정작 그 기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살아내는 하루는 사라지고,

남들이 그어놓은 행복의 선만 덩그러니 남는다.


사실은 수많은 작은 순간 속에 행복이

숨 쉬고 있었는데도,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당연하다는 이유로

그 행복을 행복이라 믿지 않았다.


작은 행복들이 모여

결국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데도

나는 로또처럼 단 번에 모든 걸 바꿀

큰 행복을 꿈꾸며

스스로 좌절을 반복했다.


반면, 어떤 사람은

자판기 커피 한 잔에도 달콤함을 느끼며 행복을 만끽한다.

혼자 걷는 길 위에 스미는 바람 속에서도,

무심히 흥얼거리는 콧노래 속에서도

그들은 분명한 행복을 찾아낸다.


돌아보면, 가장 당연하고 사소한 것들이야말로

나를 살리고, 일으켜 세우는 힘이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난 사람들은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로또 같은 행복이라고.


그러니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우리,

오늘이라도 그 행복을 놓치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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