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미안하다는 말을 연습 중인 너에게

by 봄볕


하루는

남편을 추궁하던 내 목소리를 듣고

방에 있던 첫째가 달려 나와 말했다.


"엄마, 아빠한테 예쁘게 말해야지.

그렇게 화내면

내가 배우게 되잖아."


그 말 한마디가

거실 안의 공기를 멈추게 했다.


이상하게도

사람은 가까운 이에게

가장 쉽게

함부로 말하게 된다.


그래도 된다는

어떤 묵언의 수락이

이미 오가고 있었던 것처럼.


밖에서는 한 번 더 말을 고르고

낯선 사람 앞에서는

예의를 꺼내 들면서도

잡 안에서는

말의 모서리를 그대로 드러낼 때가 있다.


왜 우리는

늘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아픈 말을 하게 되는 걸까.


다정한 말이 오가는 부부를 보며

나도 꼭 그런 가정을 이루고 싶다고

꿈꿨던 적이 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써왔다.


하지만 감정에 바닥이 드러나는 날에는

날것처럼

마음의 중심도 함께 무너졌다.


그런 날이면

매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쌓여 있던 말들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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