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에세이
갑작스레 등이 가려울 때가 있다.
손이 닿지 않는 애매한 자리.
아무리 팔을 비틀어도 닿지 않고,
벽에 기대 비벼봐도 시원하지 않은 곳.
그런데 누군가가 딱 그 자리를 긁어주면
"아, 바로 거기!"
하고 나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온다.
고작 그 작은 손길 하나가
세상을 이렇게 평화롭게 만들 수 있다니.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단순한 행복을 등진 채,
자꾸만 길을 잃고 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삶도 그렇다.
내가 원하는 건 딱 이쯤의 위로인데,
사람들의 말은 종종 조금 빗겨나간 자리를 건드린다.
엉뚱한 곳을 긁으며
"여기 맞지?"하고 묻는 순간들.
그럴 때면 속은 더 간질거리고,
마음은 오히려 허전해지고 만다.
차라리 말을 꺼내지 말 걸,
혼자 괜스레 외로움에 기대 청승을 떤다.
요즘 나도 그런 순간이 잦다.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친구 사이에서도.
위로가 되길 바라며 내뱉은 말들이
어쩐지 방향을 잃고,
전하려던 마음과는 다른 자리에 남아버리곤 한다.
상사에게 한소리 듣고 온 날,
남편이 "너도 좀 잘했어야지."라고 말할 때.
속상한 마음을 친구에게 털어놨더니
"그래도 너보다 더 힘든 사람 많아."라는 비난이 돌아올 때.
조심스레 실수담을 고백했는데
"그럴 줄 알았어. 내가 말했잖아."라는 비난이 돌아올 때.
가려운 곳은 따로 있는데,
끝내 닿지 못한 말의 자극이
오히려 더 가려운 위로로 남을 때가 있다.
그래서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한다.
위로란 누군가의 아픔에 정답을 내리는 일이 아니라,
그저 가려운 자리를 함께 더듬어 찾아가는 것에 가까운 게 아닐까.
가르치려 들지 않고,
내 방식을 억지로 건네지 않고,
그저 "여기일까?"하고 살며시 물어봐주는 마음.
"그랬구나."
누군가의 짧은 그 한마디만으로도
이상하게 마음 깊은 곳까지
스르르 개운해 지는 순간이 오는 것.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위로의 전부일지 모른다.
우리는 누구나 위로에 서툴다.
좋은 뜻으로 꺼낸 말이 빗나가
오히려 상대의 마음을 덧내기도 한다.
나 역시 그렇다 보니
자꾸 망설여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제대로 위로하는 법을 배워가고 싶다.
내 마음도, 누군가의 마음도
조심스럽게 긁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