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타령
울다가 웃으면 〜에 털이 난다지만
털이 나건 뿔이 돋건
울다가 웃던 시절도 있었지요.
허파에 바람들었나
속닥이건 빈정대건
혼자 헛 웃음치던 시절도 있었지요.
엄마 뱃속에서부터 익힌 웃음인데
그 누가 빼앗아 갔느냐며
얼굴에 핏대 올리던 시절도 지나왔지요.
웃음이 헤프면 양반이 못 된다기에
목에 힘주며 웃음을 억누르던
시절도 지나왔지요.
웃을 일이 없다며 시큰둥하는 이들에게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기노라고
가르치던 시절도 있었고요.
얼굴 무늬 수막새, 금동반가사유상
그리고 하회 양반탈. 그 천년의 미소.
그 웃음꽃 씨앗을 받아,
내 얼굴 주름살 이랑에 뿌리면서
뉘 얼굴에도 빼곡히 뿌려줄까
빙 둘러보지요.
책장을 열면 얼굴 무늬 수막새 書標(서표=book-mark)가, 방실방실 갓난애 웃음 인사로 나를 반긴다. 때 묻지 않고 얼룩지지 않은 그 웃음꽃이 곧 천사의 웃음이겠지. 그리고 박물관에 가면 金銅半跏思惟像(금동반가사유상)이 108 煩惱(번뇌)로부터 解脫(해탈)한 웃음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는다. 과연 1000년의 微笑(미소)다. 한편 수 백년 동안 많은 무지렁이들의 맺힌 恨(한)을 풀어준 下回(하회) 양반탈의 그 破顔大笑(파안대소)는 지금 나의 입 꼬리를 잡아 귀에 걸어놓도록 한다.
웃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하나님으로부터 익힌 해맑은 웃음이, 비바람에 시달리고 나이테가 늘면서, 찌들고 뒤틀리며 진화커녕 退化(퇴화)를 해왔다. 웃음치료사가 등장하고 웃음학이 생길 정도로, 웃음의 생리학적․심리학적 ․사회학적 연구도 활발해졌음은 물론이다. 이에 교회 푸른대학(노인학교) 학감 시절, 웃음에 관한 강의가 주요 프로그램이었다. ‘笑門萬福來(소문만복래)’와 ‘一笑一少(일소일소)’ ‘一怒一老(일노일로)’ 揮毫(휘호)를 전면에 크게 써붙이고. 拍掌大笑(박장대소)․破顔大笑(파안대소)․抱腹絶倒(포복절도)....많이 웃겼다. 웃을 일이 없다며 시큰둥하는 어르신네들에게, 웃으면 웃을 일이 생긴다며, 내가 먼저 억지 웃음도 웃었다. 이렇게 나의 웃음의 역사도 꽤 깊다. 팔십 평생 격동기 를 살아오면서, 울음과 웃음을 씨줄․날줄 삼아 갖가지 삶의 옷감을 짜서 입었다. 교직에 있으면서 코메디 선생이란 말도 들었고, 허튼 농담이 잦고 웃음이 헤프면 남이 업신여긴다는 가족들의 충고도 듣는다.
혼란한 시국과 함께 역경을 살아오면서, 마치 누구로부터 웃음을 강탈 당한양 悲憤慷慨(비분강개)하고, 내 못난 탓을 自責(자책) 自虐(자학)했던 시절을 후회하였다. 그러나 예수를 영접하고 코페르니쿠스적 轉回(전회)를 한 이후, 맨 먼저 한 일은 아마 일그러진 얼굴 이랑에 웃음꽃씨를 뿌린 것이었다. 조화 아닌 생화 같은 웃음꽃을 피우기 위해 採種(채종)한 것은, 얼굴 무늬 수막새․금동반가사유상의 천년의 미소와 하회 양반탈의 웃음이었다.
플 에크먼(美 임상심리학자)은 눈 둘레筋(근)은 달콤한 감정을 느끼는 영혼에 의해서만 움직인다고 했다. 비행기 승무원이 인위적으로 짓는 Pan America Smile이 아닌, 기욤 뒤센(Duchenne 佛 신경심리학자)의 진실한 웃음을 웃어야지. 웃음꽃씨를 나누면 나는 물론 남도 행복해지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