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타령
채혈했던 모기가 팔뚝에 앉더니
수혈해 주겠다고 한다.
어느 대학병원 의사인가?
파리가 잔칫상에 앉더니
맛을 봐주겠다고 한다.
빠리의 어느 호텔 쉐프인가?
개미떼가 몰려오더니
이삿짐을 날라주겠다고 한다.
잘록한 허리 힘을 자랑하며.
바퀴벌레가 굴러 오더니
등에 올라타라고 한다.
타다’운전 면허증은 있는지...
로봇이 뚜벅뚜벅 오더니
뭐든지 도와주겠다고 한다.
전지전능하다고 뽐낸다.
아, 이렇게 도우미가 많다니...
그런데 기쁨과 서글픔의 엇갈림을
로봇 머리가 알고나 있을까?
로봇 가슴이 느끼고나 있을까?
모기․파리․개미․바퀴벌레....모두 인간에게 해코지하는 해충이거나 혐오하는 微物(미물)들이다. 모두 하나님께서 창조한 생명체들이요, 복잡한 生態系(생태계)의 구성원이다. 슈바이처의 生命(생명) 畏敬(외경)사상에 의하면 귀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함께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농약 없이 농작물을 가꾼 사람도 보았다. 그러나 인간은 이런 생물들의 번성을 黙過(묵과)하지 않는다.
그런데 모기가 마치 獻血(헌혈)을 홍보하는 적십자사 직원마냥, 採血(채혈)하며 輸血(수혈)하겠다고 한다. 파리가 잔칫상에 날아와 음식 맛을 본다. 어느 5성급 호텔 주방장이나 조리사인가? 한 떼의 개미들이 몰려와서 짐을 날라주겠다고 한다. 제 몸보다 크고 무거운 짐을 거뜬히 옮긴다고 허리 힘을 과시한다. 한편 바퀴벌레가 굴러오더니 등에 올라 타라고 한다. ‘타다’운전 면허증은 있는지...인간과 적대관계에 있는 이들이 모두 인간을 돕겠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떤가? 만물의 靈長(영장)이요 理性的(이성적)인 동물들이므로, 모두 利他主義(이타주의)와 博愛主義(박애주의)자인가? 홉스가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라는 말은 왜 했을까? 광명의 천사를 假裝(가장)한 사탄과, 의의 일꾼으로 가장한 사탄의 일꾼(고후 11:14,15)들이 甘言利說(감언이설)로써 인간을,국민을, 이웃을 위해 돕겠다는데, 왜 세상은 이다지도 어수선하며 뒤죽박죽인가?
알파고가 바둑 9단인 이세돌을 이긴 후, AI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그 의 認知(인지)․知能(지능)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까지도 할 수 있다고 氣焰萬丈(기염만장)이다. 그러므로 앞으로 인간은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고 한다. 프로타고라스가 이 시대에 살고 있다면 ‘만물의 척도는 로봇이요 AI이다’ 라고 했을까? 프롬이 이해한 말크스의 疎外(소외) 개념은 인간이 세계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주체적․능동적으로 관계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관계하는 심리적 상태라고 했는데, 인간과 로봇의 主客(주객)이 顚倒(전도)된다면 그것이 곧 소외요 비윤리요 末世(말세)가 아닐 수 없다.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처럼 되고자 했던 것이 곧 墮落(타락)이요 비극의 시작이 아니었던가?
직장을 잃고, 할 일이 없어져, 갈대보다 약하고 개미보다 矮小(왜소)해진 인간이 로봇 앞에서, “인간은 갈대보다 약하지만 감정이 있는 갈대!”라고 소리쳐본다. 초상집에 가서 대신 울어주고, 잔칫집에 가서 대신 웃어 줄 수 있느냐?고 투정질해본다. 그런데 눈은 깜작이는데 그 속에 영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