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멧새 1 03화

색안경

by 최연수

호수를 메운

저 쓰레기 더미를

파란 잔디밭으로

보려는 것일까?


미꾸라지 설치는

저 흙탕물 웅덩이를

잔잔한 호수로

보려는 것일까?


활활 타는 불꽃속에서

바작바작 타는 생나무를

차마 바로 보지는

못 하겠다는 것일까?


아니다.

아니다.


사람의 마음 속을

꿰뚫어보려는

교만의 유리알로

만들어져 있다.


모든 사람들을

내리까려는

야심의 색깔로

물들어져 있다.


그렇다.

그렇다.



색안경을 쓰는 목적은 각양각색(各樣各色)일 수 있다. 강렬한 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려는 sun-glass로, 시각(視覺) 장애인이 그의 눈을 위장(僞裝)하려고, 멋있고 의젓하게 보이려고 등...어떤 목적이건 색안경을 쓰면 거만하게 보이고, 더구나 대화할 때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쓰고 있으면 불쾌감을 준다.

사람들에게 위압감(威壓感)을 주려는 자세와 태도를 나는 가장 혐오(嫌惡)했다. 권력이건 재력이건 혹은 지위나 명예건, 우월성을 과시하려는 오만불손(傲慢不遜)을 타기(唾棄)하였다.

6.25라는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을 체험하였으면서도, 참회(懺悔)하거나 각성(覺醒)하기는커녕,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부정과 불의, 불법과 비리가 횡행(橫行)하고, 부패와 부조리(不條理)가 만연(蔓延)했다. 악습과 퇴폐가 난무(亂舞)했다. 정상배(政商輩)와 모리배(謀利輩), 간신(奸臣)과 아부족(阿附族)들이 득세하였다.

아버지는 해방후 정계(政界)에 투신했다. 건국 전에는 반공․건국 운동에 젊음을 불사르고, 건국 후에는 줄곧 야당으로 반독재 투쟁 대열(隊列)에 끼었다. 게다가 야당지 동아일보 지국을 하면서 언론자유 창달(暢達)에도 기여했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성장한 나 또한 정치문제에 민감하고, 비판 정신이 강하였다. 학우들은 야당 기질인 나를 정의파(正義派)로 보았고, ‘색안경’도 그런 저항시의 일종이다. 수식어(修飾語)도 없는 난도(亂刀)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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