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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리공 Jun 08. 2018

자전거 여행은 처음이라 (1)

휴가를 휴가답게 하려면?

"6월 첫 주 휴가입니다!" 진작부터 여기저기 말하고 다녔지만 사실 아무 생각이 없었다. 일본? 유럽? 동남아? 어딜 다녀올까? 근데 꼭 어딜 가야 하나? 휴가라는 건 대체 뭘 해야 하는 걸까? 



나에게는 안 좋은 습관이 있다.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퇴근하고 주말이 되어도 휴대폰으로 메일함이나 SNS에 습관적으로 들어가곤 했다. 그런다고 일을 더 잘하는 건 "절대" 아니었다. 오히려 역효과만 가득했다. 애매한 휴식은 안 하니만 못하다는 걸 알았지만, 다른 좋은 격언처럼 머리로만 알 뿐이었다.


어정쩡하게 보낼 휴가라면 차라리 


그래서 이번 휴가 동안에는 머리를 텅텅 비우는 게 목표였다. 그러려면 습관성 정보 확인부터 끊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숨 쉬는 만큼 스마트폰을 하는 사람이고, 인터넷이 안된다는 여행지는 없었다. 에펠탑 앞에서 인증샷을 한 번 찍고 메일함도 한 번 확인하는 나를 상상했다. 아. 여행은 안 되겠다. 


페북이랑..인스타랑...메일함 봐야해...



때마침 떠오른 게 자전거였다. 이거라면 두 손 두 발 다 묶이니 머리를 텅텅 비울 수 있겠구나. 그 주에 바로 중고 자전거를 샀고 여행 전날 정비를 받았다. 처음에는 '충북 충주->부산'으로 잡았지만, 주변의 만류로 출발 당일 '경북 상주->부산'으로 코스를 바꿨다. 이번 여정에서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 


껌일 줄 알았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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