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딴 걸 왜 한다고 했을까
시작부터 문제 투성이었다. 무궁화호에는 자전거를 실어주는 줄 알고 집에서 서울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하지만 역무원 분이 자전거 적재는 안된다고 했다. 출발일인데 이런 일이... 이런 것도 정확히 알아보지 않고 자전거를 끌고 온 나는 참 뭐하는 인간인가 싶었다. 다시 자전거를 타고 고속터미널까지 갔다. 덕분에 서울에서만 약 20KM를 달렸다.
다행히 버스는 자전거를 실어줬다. 상주에 오후 4시쯤 도착했다. 오후 7시 30분쯤 해가 지니, 3시간 반 달리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첫 번째 목적지를 구미로 잡았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전부 다 어려웠다. 지도를 봐도 길은 헷갈리고, 처음 타는 자전거 안장에 꼬리뼈가 욱신거렸다. 맞바람까지 불어오니 페달링만 약해지는 게 아니라 의지까지 약해졌다. 꾸역꾸역 구미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모텔에 누웠다. 이게 휴가라니. 남들은 좋은 휴양지에서 잘 쉬는데 나는 뭣하러 이러고 있나. 멍청한 나자신. 고생을 사서 하다니. 돈도 없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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