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 우리는 왜 질문하는가
카페 디알로고스의 창밖에는
느슨한 오후가 흘러가고 있었다.
4월이었고, 바람은 따뜻했으며,
진우는 천천히 페이퍼드립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그는 파란색 리넨 셔츠를 입고 있었고,
셔츠는 한쪽 소매만 접혀 있었다. 그건 실수였고,
그는 그 실수를 고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문이 열렸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그러나 이상하게 울림이 남는 종소리였다.
첫 번째로 들어온 이는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었다.
검은색 셔츠와 매끈한 회색 코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는 거의 군인처럼 짧았다.
그의 얼굴은 말하자면,
‘사실을 벽돌처럼 쌓아 만든’ 인상이었다.
곧이어 도스토예프스키가 들어섰다.
바짝 마른 얼굴에 잿빛 코트를 입고 있었고,
그의 눈은 마치
오래된 지하철 조명처럼 깜빡이며,
무언가를 불안하게 응시하고 있었다.
진우는 라빈을 바라봤다.
라빈은 말없이 바닐라 향초에
불을 붙이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들은 둘 다 이 만남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느꼈다.
“질문은 감옥이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했다.
커피를 입에 대지도 않은 채.
“왜냐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명확하게 정의된 것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은, 명확히 말하지도,
정의하지도 못하니까.”
“흥미롭군요,”
도스토예프스키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감옥 속에서 비로소
인간은 신을 찾는 법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눈썹도 까딱하지 않았다.
“신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
침묵해야 합니다. 신이 존재하든 말든,
언어는 그걸 설명할 수 없어요.”
도스토예프스키는 짧게 웃었다.
“언어는 신을 설명하지 못하죠.
하지만 죄책감은 합니다.
나는 신을 믿기 때문이 아니라,
죄를 짓기 때문에 신이 필요합니다.”
라빈이 조용히 질문을 던졌다.
“그럼… 질문은 죄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아니면 무지에서?”
비트겐슈타인은
여전히 커피를 들지 않았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질문은
자기 연민에서 비롯됩니다.
답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질문했다는 사실 자체로 위로받으려는 욕망.
그건 말장난이고, 나는 말장난을 싫어합니다.”
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말장난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지.’
그 순간, 도스토예프스키가
컵을 비우며 말했다.
“하지만 말장난은 인간적인 겁니다.
신은 말장난을 하지 않죠.
그래서 우리는 신이 아니고, 그
래서 우리는 질문합니다.”
카페는 다시 고요해졌다.
밖의 바람은 여전히 따뜻했고,
테이블 위에는 아무도 손대지 않은
커피만이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