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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세곡 Aug 17. 2023

영화 '밀수'속으로 시원하게 '입수'해보자.

(범죄액션활극) '밀수' 스포 없는 리뷰 

올여름은 유독 볼만한 영화가 없었다. 특히 한국영화는 더 심했다. 꾸준히 개봉되고 있음에도 개인적으로 기대가 되는 작품은 없었다. 재미있는 영화들이 무더위에 씨가 마른 것 같았다.

    

  그러다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바로 류승완 감독의 '밀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 재밌다. 끝내준다고 까지는 말하긴 어려워도 시간 아깝지 않게 볼 수 있는 영화다.    


  영화 초중반에는 지극히 서사 중심으로 전개된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액션을 아낀다. 그러다 중반 이후 액션 장면들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해녀들이 주인공인 만큼 바닷속에서 이뤄지는 액션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물속이기에 가능한 액션 장면들을 짜임새 있고 재치 있게 보여준다. 육지에서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기발하고 신선했다. 여성 중심의 서사도 괜찮았다. 단순히, 여성을 소모적인 캐릭터로 남겨두지 않고 주체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도록 힘을 부여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물론, 스토리 중간에 매끄럽지 않은 부분도 있고, 반전 포인트도 예측 가능했다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대신 아쉬운 점들을 배우들의 연기가 매워 주었다. 주연이나 조연할 것 없이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이 구멍 없는 촘촘한 연기를 펼쳐낸다.    


  김혜수 님과 염정아 님은 역시나 남다른 연기 내공으로 스크린에서 존재감을 뿜어낸다. 거기에 조인성 님도 캐릭터를 잘 소화해 악역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이 영화는 박정민 님과 고민시 님 두 배우를 빼놓고는 말할 수가 없을 것이다. 박정민 님의 짜증 연기는 전매특허라 할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가 짜증을 내면 낼수록 재미와 리얼리티가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박정민 배우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 준 것이 바로 고민시 님의 연기였다. 캐릭터를 찰떡으로 소화해 내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여자 박정민’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박정민 배우보다 고민시 배우의 매력 포텐이 더 터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능청스러운 짜증 + 킹 받는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박정민 님이 되려 ‘남자 고민시’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고민시 배우의 발견은 이 영화가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원해지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엄청난 수작은 아니지만, 부담 없이 즐기기에 좋은 영화다. 바닷속 스릴 넘치는 액션 장면을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는 것만으로도 에어컨 바람이 춥게 느껴질 것이다.    


  막바지 무더위가 한창이다. 이럴 때는 에어컨 빵빵한 영화관에 가는 것이 최고다. 더위에 지쳐있지만 당장 물속으로 뛰어들 상황이 안 된다면, 한국영화 ‘밀수’ 속으로 ‘입수’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 출처: 네이버 검색 "밀수 스틸컷" (익스트림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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