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Impossible-Dead Reckoning Part1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시간과의 싸움’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액션 첩보물이다. 촉박한 시간 가운데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들을 ‘에단 헌트’(이하, 에단)와 그의 동료들이 해내는 과정에서 관객들은 긴장감을 느끼고 성공했을 때 통쾌함을 느낀다. 시리즈가 오랜 세월 지속되면서 나이가 많이 든 톰 크루즈이지만, 여전히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열정은 꺼지지 않는 불꽃과도 같다. 팬들이 그와 그의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미션 임파서블 7 - 데드 레코닝 파트 1'(이하, '미임파 7')이 인기리에 상영 중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꽤나 재미있게 본 이유는 주인공 에단이 미션을 수행해 가는 과정이 시간과의 싸움일 뿐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싸움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인간과 AI의 대결로 표현이 된다.
전면에 등장하는 빌런은 가브리엘이라는 인물이지만 사실상 그를 조종하는 진짜 배후는 엔티티라는 인공지능이었다. 덕분에 에단은 무척 고전한다. 엔티티는 사람과 달리 실체라는 것이 없어서 보이지 않는 적에 맞서는 것과 같았기 때문이다.
엔티티가 모든 디지털 장비를 장악해 버렸기 때문에 에단을 후방에서 지원해 주었던 동료들의 도움도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다. 더 무서운 것은 엄청난 계산 능력으로 과거의 데이터를 조합해 놀랍도록 정확한 예측을 해낸다는 점이다. 몇 수 앞서서 행동하는 엔티티는 지금까지 에단이 상대해 왔던 그 어떤 빌런보다 훨씬 더 강력했다.
엔티티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단계로 진화한 상태여서 사람의 통제를 이미 벗어나 있었다. 그런 엔티티를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 쌍의 열쇠를 손에 넣어 소스코드로 접근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이 열쇠를 손에 넣기 위해 에단 일행을 비롯해 각국의 정보기관과 세력들까지 뒤엉켜 서로를 쫓고 쫓기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가공할 위력의 엔티티가 유일하게 두려워하는 대상이 바로 에단이라는 사실이다. 열쇠를 쫓는 자들은 하나같이 엔티티를 통제해 자국을 최강대국으로 만들려고 하거나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에단은 이들과 달리 엔티티를 파괴할 목적으로 열쇠를 찾고 있었다. 어느 누구의 손에 들어가든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것을 알고 있는 엔티티는 가브리엘을 고용해 에단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고 한다. 모두가 욕망을 채우기 위한 목적으로 엔티티를 손에 넣으려 할 때, 에단은 상부의 명령을 어기면서까지 그것을 파괴하려 했다. 인류의 안전을 위해 스스로 미션을 만들어 수행하면서 까지. 이러한 영화 속 에단의 모습은 개인의 욕망과 욕심이 거세된 사람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에단이 완벽하고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시리즈를 다 본 팬이라면 알겠지만, 지금의 에단이 있기까지 늘 그의 곁에서 함께 해 준 동료들이 있었다. 에단과 동료들은 마치 한 몸과 같은 팀으로 움직이면서 숱한 위기 가운데 미션을 완료해 왔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진정한 한 팀이 되었다.
사람은 스스로의 힘으로 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기는 어려운 존재다. 함께여야만 가능하다. Chat GPT 등으로 인공지능이 어느새 훌쩍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AI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에게 더 많은 편리를 제공해 줄 것이지만 기대만큼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과연 우리는 AI와 잘 공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영화는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AI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기에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을 미래의 모습을 경계하라고 말이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필요한 것은 혼자서만 잘 살겠다는 욕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더 깊은 연대일지도 모른다.
지금의 인류를 있게 한 것은 연대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였고 앞으로도 이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AI가 일상에 깊이 들어오면 올수록 우리가 더 가까이해야 하는 것은 사람이다. 더욱더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야 욕망보다 더 나은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영화 속 에단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사진출처: 구글검색 "미션 임파서블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