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리 시네마틱 유니버스) 범죄도시 3 스포 없는 리뷰
작년 이맘때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 2’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기뻤던 점은 이 재미있는 시리즈를 매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시리즈물로써 큰 만족감을 주었던 마블 영화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마블리표 범죄도시를 계속 만나볼 수 있다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마침내 올해 ‘범죄도시 3’가 개봉하여 전편을 뛰어넘는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고 있는 지금, 보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는 액션으로 꽉 차 있는 영화이다. 큰 흐름은 전편과 유사하지만, 디테일 부분에서 많은 변화를 주어 익숙한 듯 새로운 매력을 더해준다.
액션은 더 화려해졌고, 웃음 포인트는 더 많아졌다. 마석도 형사(마동석 분)의 액션은 기존의 가공할 파워에 빠른 스피드까지 장착했다. 대놓고 복싱 스킬로 이를 구현하는데, 한층 더 쫀쫀해진 타격감은 관객들의 기대를 채워주기 충분했다.
새로운 조연들과 함께 자아내는 웃음 역시 액션 못지않다. 타율이 괜찮은 개그여서 생각보다 더 자주 빵빵 터뜨려 준다. 여기서 조금 더 웃기게 된다면 장르가 액션이 아닌 코미디라고 해도 충분할 정도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빌런의 캐릭터였다. 두 명의 악당이 등장하기에 극 중 긴장감이 두 배가 되었지만, 각각의 캐릭터가 가지는 매력은 반감이 되고 말았다. 사실상 이 시리즈의 성패는 빌런이 얼마나 악랄한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악당이 둘로 나뉘게 되니 전과 비교하면 악역이 주는 임팩트가 약하게 느껴졌다.
이는 이 영화의 태생적 한계라고도 할 수 있는 등급과도 연관이 있다. 지금까지의 시리즈 중 가장 인상적인 빌런을 꼽으라고 한다면 고민 없이 1편의 장첸(윤계상 분)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그의 연기도 훌륭했지만, 미성년자 관람불가라는 등급이었기에 가능했던 연출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첫 등장 장면에서부터 악함을 넘어 공포심까지 느끼게 해 주었다.
‘범죄도시 1’의 화제성과 인기에 비해 관객 수가 700만을 넘지 못한 것은 등급으로 인한 관람연령의 한정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작년에 개봉한 2편부터 15세 관람가로 제작이 되었다. 관객 동원에 있어서는 유리해졌지만, 등급 때문에 직접적인 묘사에 제한이 생기는 것은 감수해야만 했다.
제작진은 이러한 부분을 영리한 연출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도 전편과 같은 듯 다른 묘한 차별성을 둔 일종의 변주를 통해서 말이다. 여전히 마석도의 펀치는 한방 한방이 터질 때마다 귀를 찢을 듯한 대포소리가 났고, 배우들이 주고받는 액션의 합 속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흔적들이 역력했다.
그럼에도 빌런의 악랄함에 대한 묘사를 극대화하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빌런 중 한 명은 긴 칼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데 칼이 지닌 특유의 잔혹함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쉬웠다. 시리즈가 거듭 될수록 관객들은 더욱 잔인하고 악랄한 악당이 등장하기를 기대할 텐데, 등급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가는 앞으로 범죄도시 시리즈가 풀어야 할 숙제로 보인다.
시원한 액션과 큰 웃음을 동시에 선사해 준 ‘범죄도시 3’는 괜찮은 영화다. 빌런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만 팬으로서 이들의 활약을 더 보고 싶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제 다음 악당은 누구인가? 내년에 개봉할 4편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영화 속 도시는 당분간 범죄도시여야만 한다. 그래야 우리 마석도 형사와 그의 동료들의 활약을 계속 지켜볼 수 있을 테니. 내년 이맘때 다시 만나게 될 범죄도시는 더 새롭고 화끈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구글 검색 "범죄도시4", "장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