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먹고사는 게 일이다.

100일의 글쓰기 - 36번째

by 천세곡

유튜브를 볼 시간이 생기면 시도 때도 없이 삼시세끼를 찾아서 본다. 딱히 볼 것 없으면 항상 그것을 튼다. 밥 먹을 때나 청소할 때 심지어 소파에 앉아 쉴 때도 그렇다.


삼시세끼 시리즈 중에서도 꼭 ‘어촌편 5’여야만 한다. 다른 시리즈도 많고 볼 법도 한데 굳이 이것만 고집한다. 심지어 나는 생선이나 회도 좋아하지 않는데 말이다.


생각해 보면, 별것도 없다. 유해진은 낚시를 하러 가고, 차승원은 식사 준비를 하며, 손호준이 불을 피우거나 설거지를 한다. 함께 밥을 먹고, 다소 썰렁한 수다를 떨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의 반복이다.


연예인 세 명이 외딴섬에 모여서 가장 중요하게 하는 일은 제목 그대로 삼시 세 끼를 지어먹는 것이다. 특별히 다른 가치를 쌓기 위함이 아닌 온전히 먹기 위해서만 일을 한다. 이 시리즈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면서 내가 빠진 이유이다. 이들은 가장 원초적인 노동만을 한다.


원초적인 노동이 매력적인 이유는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먹고살기 위해서 일한다고 말은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우리의 노동은 그 이상의 것을 위해 할 때가 더 많다. 당장에 먹고사는 문제는 물론, 자녀를 위해 혹은 노후를 위해 유형과 무형의 자산을 더 쌓아가야만 한다.


게다가 우리의 노동은 사실상 착취 구조에 놓여 있을 때가 많다. 우리가 제공하는 노동은 사용자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기에 자율성이 없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해야 할 일을 하다 보면 먹고살기 위해서 하는 노동이 일하기 위해서 먹고사는 삶으로 변해 버리기까지 한다.


물론, 삼시세끼는 현실이 아니고, 방송 예능 프로그램일 뿐이다. 연예인들이 며칠 동안 섬에 머무르며 보여주는 연출된 모습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단지 먹고사는 모습이 힐링으로 다가오는 것은 꼭 필요한 일만 하는 삶이 그립기 때문은 아닐까.


일에 지친 사람들이 꿈꾸는 삶은 일이 아예 없는 삶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먹고사는 것 자체에만 몰두할 수 있는 삶을 원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거나 캠핑에 빠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은 예능이 아니고 리얼이기에 현실을 살아갈 수밖에 없지만, 복잡한 것은 잠시 잊고 다만 한 순간만이라도 먹고사는 일에만 집중해 볼 필요도 있는 듯하다.




*사진출처: 유튜브 '삼시세끼 어촌편5'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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