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세기는 신세계

주의: 치명적인 뽐뿌가 올 수 있음

by 천세곡

집안일을 도와주시는 세 분의 헬퍼님이 계신다. 건조기 헬퍼님, 로봇청소기 헬퍼님, 식세기 헬퍼님. 그중에 제일은 식세기 헬퍼님이다. 다른 것들도 다 좋지만, 세 가지 중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이 식세기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건조기와 로봇청소기가 '신세계'라면 식세기는 '신세계 본점'이라는 말이 있을까. 그동안 우리네 가정에서 식세기는 필수 가전이 아니었다. 설거지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빨래는 세탁기가 하고 청소는 청소기가 한다. 그런데 설거지는 왜 사람이 해야 하는가?


이제 식세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집에 세탁기가 있는가? 청소기도 있는가? 그렇다면 이제 식세기를 장바구니에 넣을 차례이다.


일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다. 집안일 역시 말 그대로 일이기 때문에 장비빨이 중요하다는 것이 맘카페의 정설이다. 더 이상 설거지 따위에 자신의 시간과 힘을 빼앗기지 말라. 식세기가 있어야 저녁이 있는 삶이 완성될 것이다.


식세기를 사는 데 있어 중요한 원칙 한 가지는 거거익선이다. 크면 클수록 좋다. 6인용과 12인용 그리고 애매하게 8인용이 있는데, 놓을 자리만 된다면 무조건 12인용을 추천한다. 6인용이 설거지를 도와주는 헬퍼님라면, 12인용은 설거지를 해주는 헬퍼님이기 때문이다.


오은영 박사님은 멀리 있지 않았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그릇들을 보며 했던 눈치게임은 사라진 지 오래다. 식세기를 구매한 후 지난 1년 동안, 우리 부부는 드디어 정서로운 평화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애벌 설거지를 해서 넣어야 되니, 어차피 그럴 바엔 내가 직접 하고 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다. 식세기를 쓰는 순간, 그 만족감이 워낙 커서 애벌 설거지 따위가 되어버린다.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언제까지 노래만 부를 텐가? 이제 장바구니에 담은 식세기를 결제하라. 주부 습진은 떠나가고, 당신의 집은 설거지옥에서 구원을 받게 될 것이다.


늘 그렇듯, 구원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당장 지갑을 열어 카드를 꺼내시라. 오늘의 나와 다음 달의 나와 다다음달의 내가 함께 힘을 모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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