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올해 주는 마지막 선물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설레곤 했다. 어두운 도시를 환하게 비추는 크리스마스 트리와 반짝거리는 꼬마전구들 사이로 울려 퍼지는 캐럴은 연말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성탄절은 그리스도교의 가장 대표적인 절기이다. 해마다 12월 25일이 되면 '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부르지만, 사실 예수가 정확히 언제 태어났는지는 전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가? 이에 대해 여러 주장이 있지만 이마저도 가설일 뿐이다.
사람이 태어난 날을 모른다고 해서 그 인생이 부정당하지 않는 것처럼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성탄절은 그런 의미인 듯하다. 정확히 12월 25일에 태어났는지 아닌지의 여부는 그들에게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날짜가 언제든 2000년 전쯤에 아기의 몸으로 이 땅에 왔다는 그 사실 자체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태어난 날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오셨음을 기념하기 위해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이 기념일을 통해 다시 기억하려고 하는 것 같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메시아가 이 땅에 오셔서 행한 일들을 말이다.
성경에는 예수가 세상을 사랑하기에 이 땅에 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살아생전에 그는 가난하고 아프고 소외된 사람들 곁에서 사랑을 베풀며 살았다. 십자가에서 죽은 이후에도 그가 남긴 가르침은 제자들에게 이어져 널리 퍼져나갔다. 그리스도교를 사랑의 종교라고 말하는 이유도 그가 사랑의 본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랑은 그리스도교의 핵심이기도 하지만, 온 인류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 가치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남녀 사이의 감정이나, 자식을 향한 부모의 희생을 표현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 든다면 대상이 무엇이든 그것은 분명 사랑이다.
사람은 사랑할수록 사람다워지는 존재다. 사람과 사랑은 뗄 수 없다. 종교를 떠나서 크리스마스는 우리 인간이 이러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다. 올해 마지막 날까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다.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로 정해진 진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미처 하지 못한 사랑의 실천을 해내라고 말이다.
우리가 사랑의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그 존재답게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크리스마스가 이 맘 때쯤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신의 한 수요, 올해 마지막 신의 선물은 아닐까. 종교, 인종, 성별을 떠나서 우리에게 크리스마스가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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