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시작한 지 두 달 정도 되었다. 특별히 전문가를 찾아가 직접 배운 것은 아니다. 그래도 나름 유튜브에서 명상 관련 콘텐츠를 족히 서른 개 이상은 보았다. 간접적으로나마 랜선 전문가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내가 하고 있는 건 호흡 명상이다. 말 그대로 호흡을 의식함으로 마음을 집중하면 된다.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처음에는 가만히 앉아 숨만 쉬는 게 무슨 도움이 될까 싶었다.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호흡을 굳이 의식해야 할 이유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보니 알 수 있었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과 직접해 보는 건 다른 경험이었다. 천천히 공기를 마시고 내쉬는 행위를 일정 시간 지속하는 게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숨 쉬는 게 세상에서 제일 쉬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더 당황스러운 건 하면 할수록 딱히 느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는 거다. 명상하겠다고 앉아 있으면 온갖 잡생각이 넘쳐 집중하기가 힘들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어떤 랜선 도움가가 도움을 주었다. 여느 때와 같이 가만히 앉아 호흡에 집중하려는데 영상 속 그가 말했다.
“생각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그냥 이런 생각이 드는구나 하고 흘려보내세요”
말장난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 말 한마디가 깊은 울림이 되었다. 실제로 나는 명상에 대해 어설픈 강박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마음을 다 비워내 ‘무념’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만 같았다.
‘흘려보내라’는 말을 듣고 난 뒤 부담감이 확 줄었다. 명상이 한결 가벼워졌다. 더 자연스러워졌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그제야 내가 명상의 세계에 한 발자국 내딛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명상을 통해 또 하나 알게 된 사실은 평상시 나의 호흡이 무척 얕고 불안했다는 거다. 호흡 명상을 하는 동안 유일하게 내가 애를 쓰는 건 들숨과 날숨뿐이다. 정성을 다해 호흡하면 할수록 마음은 깊어지고 정신은 맑아진다.
그럼에도 아직은 명상 초보여서 들쑥날쑥 편차는 있다. 어제 잘한 명상이 오늘은 잘 안되기도 하고, 내일은 또 그럭저럭 되기도 한다. 잘되는 날이 있고 안 되는 날도 그만큼은 꼭 있는. 그래서 더 자연스러운 게 명상이 아닐까.
깊고 천천히 호흡하는 시간들을 늘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 완전히 비워지지는 않아도 정돈되어 가는 마음을 본다. 감았던 눈을 뜨고 나면 하루를 제법 단단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나는 ‘방구석 명상가’다.
*사진출처: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