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성과급
성인군자가 아니고서야, 내 탓이로소이다. 하며 스스로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상대방이 나의 잘못된 점이나 부족한 점에 대해 알려줄 때 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그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이는 비단 개인들 간에만 적용되는 부분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기업들이나 기관들도 그러하다. 개인과 단체들 사이는 여러 가지 문제에 부딪히고 크고 작은 갈등 속에 놓이기 마련이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시선을 안으로 향하는 것이다. 외부의 요인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부의 문제점을 인식하는 것이 먼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내적 성찰과 우리 안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바깥의 원인들만을 탓하며 비난의 화살을 밖으로 돌린다. 최근 시중 은행들의 성과급 지급 관련 소식이 그렇다. 주요 은행들이 일제히 작년에 이어 직원들에게 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계속되는 고금리로 은행은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에 반해 국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리뿐 아니라 물가도 치솟아서 모두들 입을 모아 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말한다. 때마침 들려온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 뉴스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간과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 은행이라 해도 어디까지나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실적에 따른 보상을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해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겪고 있는 대출이자 문제는 은행만을 탓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에 투자하기 위해 소위 영끌로 과도하게 대출을 받아서 어려움을 겪게 된 경우도 상당 부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이 어려운 때에 300% 가까이 혹은 그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으니 여론이 들끓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은행들이 지금과 같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비단 자신들의 노력 때문만은 아니기도 했다. 대부분이 코로나 팬데믹, 러우 전쟁, 정부 정책 실패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얻은 일종의 수혜에 가깝다.
은행 영업시간이 정상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또한 문제인 듯하다. 코로나 이후로 단축된 영업시간으로 인해 고객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거기에 점심시간에는 영업을 중단하는 지점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갚을 이자가 늘어나서 돈을 더 빼앗기는 것 같은 기분인데 은행 간다고 휴가까지 써야 하니 국민들 여론이 안 좋아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에 대한 은행들의 입장은 어떠한가. 쇄도하는 요청과 비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여전히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들어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익을 보았으면 고객들을 더 생각하고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귀를 기울일 법도 한데, 여전히 소극적이다. 자꾸 외부요인만 탓할 뿐, 은행 내부적으로 개선할 움직임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계속 남 탓만 하고 있다. 대출 이자를 내리는 것과, 영업시간을 다시 늘리는 것 등 고객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하며 갖가지 핑계를 늘어놓기에 바쁘다. 이렇게 귀를 막고 고객을 외면하고 있는 그들의 태도가 바로 국민들이 제일 화가 나는 지점인지도 모른다.
은행들에 무리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남의 탓은 이제 그만하고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내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부분부터 수용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이런저런 핑계만 대면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은행들의 갑질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다. 고객들을 향한 갑질이 아닌 고객을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진심을 보여주는 은행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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