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데이! 메이데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 아무렇지 않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과거의 사람들에게는 그토록 바라던 것들이었다. 우리에게 있는 권리들 중 대가 없이 주어진 것은 하나도 없다.
가끔 야근 때문에 힘들다고 집에서 하소연을 할 때가 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는 “남의 돈 버는 게 쉽냐. 다들 그렇게 일해.”라고 핀잔주는 법이 없다. “엄마도 그랬어. 일하는 거 힘들지.”라고 하실 뿐이다.
엄마는 수십 년을 봉제 노동자로 일하셨다. 수출물량을 맞추기 위해 매일 추가근무는 물론이고, 한 달에 1~2번 쉬면 다행이었다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오랜 시간, 기나긴 세월을 일하시면서 어떻게 버티셨는지 신기할 뿐이다. 잘 먹고 잘 살자고 했던 일이었을 텐데, 일하기 위해서만 사는 삶과 다를 바 없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이 나라는 노동자를 위한 나라가 결코 아니었다. 경제발전을 빌미로 오랫동안 개인의 삶보다는 공동체나 조직의 이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늘 자랑하고 있는 한강의 기적은 어느 한 지도자의 업적 만은 결코 아니다. 당연한 것을 포기하고 살아왔던 수많은 개인들. 즉,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어서 가능했다.
오늘날을 보면 노동과 관련된 많은 것들이 과거보다 나아졌음을 알 수 있다. 선진국들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 그래도 ‘워라밸’을 논할 만큼 변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소위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크게 일어나고 있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일과 삶의 균형을 가장 크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MZ세대가 일으키고 있는, 노동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환영할 만하다.
5월의 첫날은 노동절이다. 영어로는 보통 메이 데이(MAY DAY)라고 말한다. 구조신호로 잘 알려진 메이데이(MAYDAY)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그동안 노동자들이 세상을 향해 외쳤던 목소리 역시 구조를 바라는 신호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띄어쓰기 빼고는 똑같은 이 단어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굶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인간다움. 기계가 아닌 인간이기에 할 수 있었던 수많은 외침들. 그들의 투쟁과 저항은 온갖 착취로부터 탈출하기 위함이었다. 과거의 노동자들이 흘렸던 피, 땀, 눈물은 흐르고 흘러 지금의 우리가 조금 더 단단한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다.
모든 기념일이 그러하듯, 노동절도 단순히 쉬는 날 이전에 그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만든 날이다. 역사적 유래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인간답게 일할 권리를 찾기까지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나은 노동 환경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임도 함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훗날, 자신들이 누리는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고, 누군가 그토록 바라던 세상이었음을. 그들에게 주어진 권리 역시 지금 우리의 노력과 희생으로 얻게 된 것임을 알 수 있도록 말이다.
*사진출처 네이버검색 "찰리채플린 모던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