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는 시절이리라
날씨를 종잡을 수가 없다. 일기예보에서는 연신 일교차가 심하다고 표현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혀 다른 두 계절이 마구 뒤섞여 있는 느낌이다.
맑은가 싶다가도 금세 흐려진다. 기온의 차이도 심해 며칠 후면 5월인데도 불구하고 출퇴근길이 제법 쌀쌀하다. 당연히 봄인데, 봄이라고 부르기에 어색하다. 하루 속에 겨울과 여름이 공존하는 듯 낯설게 다가온다.
종잡을 수 없는 건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날씨가 딱 사람의 마음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이유들 때문에 마음의 상태와 온도도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괜찮은 것 같다가도 화가 날 수 있고, 즐거웠다가도 기분이 다운되기도 한다. 예전 같았으면 커피 한 잔으로 풀릴 감정도 쉽사리 풀리지 않아 괴롭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때가 오면 누구나 자신의 마음이 어색할 수 있다. 마치 지금의 계절처럼 말이다.
일기예보처럼 마음예보가 있으면 좋겠다. 내일의 날씨와 기온을 예상하듯 내 마음과 기분이 어떠할지 미리 알아챌 수 있다면 어떨까. 엉뚱한 상상이긴 하지만 일기예보를 통해 날씨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것처럼 나의 감정에도 준비 과정이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쌀쌀한 바람이 분다면 외투를 챙기면 되고, 날이 좀 덥다고 하면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서면 된다. 하지만 기분은 그럴 수가 없다. 우리는 현재를 사는 존재이고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마음은 날씨처럼 예보할 수가 없다. 내일의 기분이 좋을지 나쁠지를 예상해 준비할 수는 없다. 다만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면 오늘의 내 마음을 알아봐 주는 것이다. 예보는 불가능 해도 복기는 가능하니 말이다.
다가올 감정은 알 수 없기에, 지나간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이다. 오늘 하루 내 기분이 어떠했는지, 어느 부분이 힘이 되었고, 어떤 일이 힘들었는지 기억을 더듬다 보면 마음속 기상도가 제법 훌륭하게 완성되리라 믿는다.
변덕이 심해도 계절은 봄이고, 기복이 심해도 이런 마음 역시 나의 소중한 일부분이다. 환절기를 잘 보내야 몸도 마음도 더 건강해지는 법이다. 지금의 때가 낯설고 종잡을 수 없을지라도 이 또한 지나가는 시절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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