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 풀리는 시기는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찾아오면 내리막길을 마주하게 된다. 밑바닥에 도착해서야 지금 있는 곳이 꽤 깊은 골짜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잘 풀리는 시기란, 큰 걱정 없이 계획한 일들이 잘 되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삶이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서 움직이고, 크고 작은 결실들을 얻을 수 있다. 일상이 충만해져 내면을 만족감으로 채운다. 말 그대로 살 맛 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기는 금방 지나가게 마련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 곧 반대의 상황이 찾아온다. 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고, 풀어내려 할수록 더 엉켜버리기도 한다.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삶은 점점 더 가라앉게 된다.
한번 시작된 침체는 무서운 속도로 내리막을 향해 치닫는다. 깊은 밑바닥까지 내려가게 되면 다시 올라오기가 상당히 어렵다. 이럴 때는 침체기임을 빨리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벗어나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깊은 골짜기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무기력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기력함은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가장 큰 족쇄가 된다.
'다 잘 될 거야', '곧 좋아지겠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막연한 낙관주의는 침체기에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 다사다난한 인생의 통과의례쯤으로 치부하면서 직면 없이 살아간다면 더 깊은 골짜기로 초대될 뿐이다. 적어도 골짜기에서만큼은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기에.
뭐라도 해야 한다. 그것이 맞다.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고민만 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을 하면 된다. 만일 해도 안 된다면 다음 것을 또 하면 된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희망이다.
깊은 골짜기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무기력과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고 믿는다.
살다 보면 누구나 반드시 침체기를 겪게 된다. 인생이 침체에 빠졌을 때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딱 이것뿐이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만, 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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